암을 정복하는 데 있어 난관 중의 하나는 암세포가 처음 발생한 장기를 떠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것이다. 암의 전이는 암의 재발과 암으로 인한 사망의 중요한 원인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암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곤포(昆布)라는 이름으로 한약재로도 사용되는 다시마 추출물 '푸코잔틴' 성분에는 이같은 암세포 전이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원래 곤포는 일반적으로 갈조류에 많이 함유된 일종의 색소다. 항산화, 항염증 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비만을 억제하고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필자와 한의학전문대학원의 하기태 교수가 생명과학 분야의 유명 학술지인 '생물학과 생물리학 연구 통신(BBRC)' 10월 4일자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다시마 추출물 가운데 푸코잔틴 성분이 암세포의 전이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암세포의 사멸을 일으키는 다른 성분들보다 3분의 1에서 5분의 1 가량 적은 농도에서도 효과적으로 암세포의 전이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렇다면 푸코잔틴이 암세포의 전이를 억제하는 원리는 무엇일까? 푸코잔틴은 암세포 주위의 세포외기질을 파괴하는 금속단백분해효소-9(MMP-9)의 발현과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가 주위 조직으로 침윤하는 것을 억제했다. 또 CD44와 CXCR4라는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이동과 혈관 내피세포와의 접착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세포독성이 없는 저농도에서도 암세포의 폐 전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을 동물실험에서도 확인했다.
 
종양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의 항암제와 달리 푸코잔틴은 전이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작용한다. 앞으로 치료제로 개발될 경우 다른 치료제와 함께 사용한다면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식품으로서도 해조류를 적절히 섭취하면 암의 예방 및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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