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학부모들이 자동차로 자녀를 학교까지 태워준 뒤 불법유턴을 하고 있다.
가야대 인근 초·중·고 밀집 지역
막무가내 학부모 차량에 안전등교 위협

김해시 삼계동의 가야대학교 사거리에서 분성산을 끼고 달리는 2차로 도로변에는 초·중·고등학교 4개가 밀집돼 있다. 학생 4천500여 명이 이 길을 따라 매일 오전, 오후에 등·하교를 한다. 아침이면 한림면과 생림면 쪽으로 출근 차량들이 밀리고,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학교에 태워다주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학교까지 데려다준 뒤 출근을 서두르느라 급한 마음에 불법유턴을 일삼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학교로 가기 위해 길을 건너려는 학생들과 부딪힐뻔한 상황이 수시로 연출된다. 한 학교 교문 앞에서 생활지도를 하던 한 교사는 "고등학생들의 등교시간인 7시 30분부터 중학생, 초등학생들의 등교가 끝나는 8시 45분까지 하루 평균 100대 이상의 차량들이 불법유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불법유턴을 막기 위해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학생들의 부모를 신고할 수도 없어 고민스럽다"고 덧붙였다. 다른 교사는 "위반하려는 차량이 보이면 다가가 주의를 주지만 한두 대가 아니다보니 제어가 안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차량 여러 대가 거의 동시에 유턴을 할 때에는 학생들은 물론 다른 차들까지도 움직이지 못해 차들이 엉키고 설켜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게다가 일부 학생들은 무단횡단까지 하는 바람에 생활지도 교사들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한다. 게다가 하교 때에는 생활지도 교사들도 없어 사고 위험은 배로 높아진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학생을 태워주는 차량은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학생들이 방한복을 입고 걸으면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사고 우려는 더 높다.
 
가끔 경찰 순찰차가 학교 앞에 배치돼 감시를 하지만 학부모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유턴을 일삼는다. 순찰차 앞에서 보란 듯이 불법유턴을 하는 배짱 차량도 적지 않다. 순찰차가 뒤쫓아 가려 해도 다른 차들에 막혀 추격전을 벌이기 힘들다. 학생들이 '불법 유턴을 하지 말자'는 플래카드를 들고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지만 학부모들은 별로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다. 각 학교에서는 교내 방송을 통해 "부모 차를 타고 등·하교하는 것을 자제하거나, 부모에게 불법유턴을 하지 않도록 이야기하라"고 당부하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걸어서 등교한다는 한 학생은 "불법유턴을 하는 학부모들은 내 아이도 교통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불법유턴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내 자식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 남의 자식 소중한 줄도 알아야 한다. 교통안전 수칙은 목숨처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내 자녀의 편한 등교를 위해, 학부모의 바쁜 일정과 기름값 절약을 위해 불법유턴을 하는 것이라면 깊이 반성해야 한다. 5분 먼저 가려다 50년 먼저 간다는 말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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