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했다
정론직필의 힘은 서슬 퍼런 칼날을 무디게 만드는 강한 연마력을 가졌다. 그 힘은 칼의 표면만 다듬는 게 아니다. 세상의 모든 불의의 힘마저도 반들반들하게 다듬어 세상을 좀 더 부드럽게 하는 마력을 소유하고 있다.
 
필자는 <김해뉴스> 2기 독자위원이다. 세상을 살기 좋은 따뜻함이 있는 곳으로 만드는 펜의 연마력이 행여 한 곳에 쏠려 심하게 갈리거나 깎여 모난 형태가 되는 것에 대한 경계임무를 맡았다. 이 글은 그런 독자위원 임무의 첫 글이다.
 
먼저 칭찬부터 시작한다. '뉴스(NEWS)'라는 단어는 '북, 동, 서, 남(North, East, West, South)'의 앞머리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동서남북 구석구석 어느 한 곳의 소식마저도 놓치기 싫은 펜의 부지런함을 표현한 말이다. <김해뉴스>는 그런 면에서 김해의 동서남북 '굿 뉴스, 배드 뉴스(GOOD NEWS, BAD NEWS)'를 고르게 다룬다. 때론 결혼이주여성의 팍팍한 삶을 다루었다가 때론 내 이웃의 풋풋한 미담을 전해주기도 한다. 뉴스는 그런 것이다. 쌀이라는 재료 하나로 전통의 인절미를 빚기도 하고, 이국의 낯선 국수를 뽑아내기도 하고, 굽고 빚고 쪄서 복합의 버무림 맛을 내기도 한다. <김해뉴스>는 그런 버무림의 맛을 제대로 낼 줄 아는 신문이다. 좀 더 일찍 맛보지 못한 것이 다만 아쉬울 뿐이다.
 

■ 밀양의 눈물은 전기를 타고 흐르고, 봉림의 눈물은 화학물에 녹아든다
밀양 송전탑은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8년의 지난한 눈물의 기록이다. 그 눈물의 의미를 이제야 전하는 언론들에게 원망을 실어 본다. <김해뉴스> 제 145호, 146호의 1면은 연속으로 봉림 산성마을 사람들의 눈물을 밀양 송전탑의 눈물과 버무려 그 안타까움을 전한다. 송전탑이 지나는 밀양의 평밭마을 사람들과 화학산업단지가 들어서는 봉림 산성마을 사람들의 눈물을 같은 의미로 다루었다는 점은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본다. 또한 결혼이주여성의 눈물까지 더해졌으니 씁쓸한 우리 사회상의 단면의 모습은 '배드 뉴스'였으나 그 아픔을 함께 어루만져 준 것은 '굿 뉴스'였다고 말하고 싶다.
 

■ 정치의 계절, 단풍옷 갈아입는 사람들
<김해뉴스>의 정치면은 종합소식, 기획기사나 이슈, 사회면 다음에 위치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지역정가 소식이 신선할 리는 없지만 계절이 계절인 만큼 알록달록 자신의 색깔로 치장하는 지역정가의 소식에 민감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카더라' 소문 뒤에 접하게 되는 지역정가 소식을 '~카더라'가 아닌 소문의 실체와 진실을 알려주어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서 처녀가 애를 낳는 불상사를 방지하는 기능을 <김해뉴스>가 가졌으면 좋겠다. 이미 쓴 소리로 시민들의 알권리를 찾아주었으나, 도리어 화를 맞아 내홍을 겪어보았으니 그 체력이 한층 더 단련되어 능히 가능하다 하겠다.
 

■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김해뉴스>는 오는 12월 1일 창간 3주년을 맞아 세 살이 된다. 정론직필의 연마력으로 세상을 반들반들 빛나게 만드는 지금의 버릇을 여든까지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담으며, 그 귀여운 버릇에 필자의 상투는 기꺼이 뜯겨나가도 기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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