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에서 특허법률사무소를 개원한 김석계 변리사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향에 봉사하는 심정으로 개업
"유망기업 연구개발 지원 키울 터"

지식정보화시대의 기업은 경영 자체가 곧 '전쟁'이다. 제품 생산에서부터 상표등록에 이르기까지 국내는 물론, 해외 기업들로부터 감시와 견제를 받기도 하고 때론 생존을 건 경쟁과 소송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1인 창조기업에서부터 다국적기업에 이르기까지 기업에 대한 개념 자체가 바뀌면서 기업관련 업무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종류도 다양하고 성격도 제각각인 기업들의 제품 생산에 따른 복잡한 특허관련 용역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변리사의 역할이다. 다시 말해 '특허법률사무소'는 기업이 생산한 제품의 특허를 신청하고 특허분쟁 등 소송관련 업무를 대행하며, 경영주에게는 사업 전반에 대한 조언까지 하는 '기업 파트너'인 셈이다.
 
이처럼 기업간의 분쟁을 처리하는 특허법률사무소가 지난해에 김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김해도서관 옆에 위치한 김석계 특허법률사무소. 사무소에서 김석계 변리사를 만났다.
 
첫인상은 옆집 아저씨처럼 수수하고 온화했다. 헝클어진 머리와 편안한 복장, 약간 순진해 보이는 인상이 무척이나 정겹게 다가왔다.
 
김해에서 태어난 김 변리사는 대학졸업 후 현대중공업과 포철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기술고시를 통해 공직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 특허청 심사관(부이사관)을 마지막으로 퇴직할 때까지 특허심판원 심판관과 특허법원 기술심리관, 대법원 특허조사관 등을 역임했다.
 
오랜 공직생활을 접고 대도시도 아닌 중소도시에 특허법률사무소를 차린 이유에 대해 물어보자 그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고, 아직 본가가 고향에 남아 있기 때문에 정착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고향에 정착하기로 결정하자 주위 사람들은 그를 극구 만류했다고 한다. 특허사무실은 업무 특성상 계약발주나 사건의뢰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대도시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 변리사는 "돈을 벌려면 서울에서 사무실을 여는 게 훨씬 유리하지만, 우리가 꼭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사실 대기업들이 몰려 있는 서울에 '기술로펌'을 개원하면 돈도 많이 벌수 있고 유명세도 탈 수 있지만, 굳이 그는 김해를 낙점했다고 했다.
 
그는 중소도시에서 겪게 될 업무상의 어려움은 공직생활을 통해 구축해 놓은 방대한 인맥을 이용해 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사무실을 운영한지 꼭 1년이 됐다는 그는 "국내기업은 물론, 일본과 중국 등 해외기업들로부터 업무의뢰가 많아 출장이 잦은 편"이라며 "출근 시간은 있어도 퇴근시간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특허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김석계 특허법률사무소는 대전 이남에선 유일한 특허소송 전문 법률사무소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사무실은 항상 의뢰인들로 넘쳐난다. 각각 전문 분야가 다른 8명의 직원들이 한시도 쉴 틈이 없다.
 
특허가 왜 중요하냐고 묻자 그는 약간 어조를 높여 "특허권은 20년 간 유지되는데, 한 기업의 제품 브랜드 가치는 웬만한 대기업의 대형 공장 2개 가치와 맞먹는다"면서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바로 가압류·가처분이 내려지고 형사처벌과 함께 공장까지 폐쇄되는 무서운 것이 특허소송"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부터는 김해 모 초등학교와 함께 어린이들의 아이디어를 이용해 만든 발명품에 대한 특허출연을 준비 중이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주고 꿈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문학에도 관심이 많아 틈틈이 직접 글을 쓰고 문학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한다는 그는 향후 계획을 묻자 수년 내로 서울과 대전에 특허법률사무실을 개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무 파트너인 몇몇 중소기업들 의 R&D(연구개발)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켜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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