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제일고 '가온로펌' 팀 학생들이 지역예선을 마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가온로펌'팀 1년여 준비해 출전
전국 280개 고교와 경쟁해 본선 진출
형사재판 금상·헌법토론 준결 쾌거
"아름다운 준비 과정에 마음 뿌듯"

지난 13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제 8회 고교생 모의재판대회가 열렸다. 한국법교육센터와 법무부가 함께 연 이 대회는 팀을 꾸린 고등학생들이 모의재판을 통해 서로의 논리적 사고력을 겨뤄보는 자리였다. 올해 대회에는 전국에서 헌법토론에 23개 팀, 민사재판에 82개 팀, 형사재판에 174개 팀이 예선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26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김해제일고등학교의 '가온로펌' 팀은 형사재판 부문에서 전국 2위인 금상을 차지했고, 헌법토론 부문에서는 준결승 진출을 기록했다. 헌법토론 부문 본선 진출 팀 중 지방 학교는 김해제일고 뿐이었다.
 
형사재판 본선 진출 팀은 총 12개였다. 각 팀은 진짜 재판을 하는 것처럼 주제를 연극 형식으로 만들어 공연했다. 그 후 재판에 대해 심사위원들과 약 10분 동안 질의응답을 했다. 헌법토론 본선에는 8개 팀이 올랐다. 한 주제를 놓고 두 팀이 토론을 한 뒤 1분간의 심사를 걸쳐 승리 팀을 고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해제일고는 하마터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할 뻔 했다고 한다. 예선에 참가하기 위해 김해제일고라는 이름을 검색했을 때 학교 이름이 뜨지 않았다는 것. 신청 마감 30분 전에 담당자에게 급하게 전화를 걸었더니, 김해의 다른 학교 이름으로 등록한 뒤 나중에 고치라고 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전국 1등이 목표인 만큼 김해의 한 특목고 이름으로 등록했다고 한다. 형사재판 팀의 대표를 맡은 2학년 강다정 학생은 "그 때가 가장 긴장된 순간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가온로펌 팀 학생들은 1년 정도를 대회 준비에 쏟아부었다. 여러 법 관련 동영상과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서 연습을 거듭했다. 전문적인 법률 부분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개선에 힘썼다. 엄청난 양의 논문을 숙지하기 위해 밤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했고, 토·일요일에도 학교에 가서 연습을 했다.
 
헌법토론 팀의 대표인 3학년 이현승 학생은 "본선 대회를 3주 앞두고부터는 거의 매일 밤 11시까지 남아 준비에 매달리느라 팀원들 모두 몇 주간 공부를 거의 못 했다. 나는 상대적으로 입시에 대한 부담이 적었으나, 다른 팀원들은 그렇지 않아 선생님들의 눈치가 보였다. 팀 내의 불만을 조율하는 것도 힘들었다. 그러나 열정을 쏟아 힘든 과정을 다 이겨냈다"고 말했다.
 
강다정 학생은 "대회장이 서울대여서 많이 긴장했다. 김해가 아닌 서울에서 행사를 하다보니 두렵기도 했지만, 그만큼 기대감도 컸다. 본선에서 예선보다 못했다는 느낌이 들어 아쉽기도 했다. '1년간 준비해 온 게 이렇게 끝나는구나'라고 허탈감이 들기도 했다. 수천 개의 전국 고등학교 중에서 전국 2등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현승 학생은 "지방 팀이라 서울 팀에 얕보이지 않을까, 실력 차가 나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직접 겪어보니 꿀릴 게 없었다. 비록 준결승에서 떨어져 상은 받지 못했지만, 우리가 최선을 다해 준비한 그 과정들이 정말 아름다웠고, 토론을 하며 부족한 점들을 깨닫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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