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로등이 별로 없어 어두운 김해제일고 인근 도로. 하굣길에 학생들은 불안감을 느낀다.

자율학습 등 마치면 밤 10시께 하교
학교 인근 큰 건물 없고 인적도 드물어
길 주위 가로등 설치 확대 등 대책 필요


김해제일고등학교 주변에는 큰 건물이라고는 없다. 바로 옆에 있는 임호고등학교가 고작이다. 제법 걸어 나가야 아파트 단지가 나온다. 다른 학교들처럼 근처에 대형마트나 큰 건물이 없어 한적하고 조용하지만, 거꾸로 밤이 되면 다른 학교보다 불안하게 느껴진다.
 
제일고 1학년 학생들은 오후 9시 30분, 2학년은 오후 10시에 학교 수업을 모두 마친다. 2학기 기말교사를 앞두고 시험공부를 위해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들은 11시가 넘어서 나오는 경우도 많다. 반면 임호고는 오후 9시에 하교하기 때문에 제일고 학생들이 집에 가는 시간이 되면 학교 인근 거리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수능이 끝났기 때문에 3학년은 학교에 없어 1, 2학년은 각각 하교하게 된다. 300명이 넘는 인원이 한꺼번에 몰려 나가기는 하지만, 집에 가는 길이 각각 다르다보니 하굣길이 안전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상당수 학생들은 집에 가기 위해 사람이 없는 어두운 밤길로 다닌다. 교문 앞에서 학부모들이 하교 지도를 하지만 그것은 학교 앞에서만 이뤄진다. 학교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게다가 차도에는 자동차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어 인도로 걸어가는 일후 학생들은 차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다.
 
학교 주변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불안감을 하소연한다. 최혜원 학생은 자신의 끔찍했던 경험을 토로했다. 그는 최근 공부를 하느라 학교에 오후 10시 30분이 넘은 시간까지 남은 적이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너무 조용하고 사람도 없어 무서웠다고 한다.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고 있었는데, 아파트 단지 사이에서 한 아주머니가 다가왔다. 아주머니는 자기를 도와달라면서, 따라 오라고 했다. 자세히 보니 추운 날씨인데도 원피스 하나만 걸치고 있었다. 무서운 생각이 든 그는 너무 무서워 친구와 함께 달아나듯이 그 자리를 벗어났다고 한다. 그는 "사회적으로 여러가지 범죄가 일어나니까 '나도 당하지 않을까' 싶어 더 무서웠던 것 같다"면서 "하교 시간을 앞당겨 주거나, 집에 안전하게 갈수 있게 길 주위에 등을 많이 설치해 밝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혜주 학생은 "학교에서 하는 북 콘서트 준비를 위해 주말에 오후 9시까지 있었다. 준비를 끝내고 집에 갈 때가 되니 학교는 물론 돌아가는 길에도 사람이 없어 무서웠다. 학교에서 내려가는 길에 성폭행 전과 있는 사람이 살고 있다고 해서 친구들이랑 같이 가는데도 불안했다"고 말했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불안한데 대해 해당 학생들은 물론 집에서 기다리는 부모와 학생들을 보내는 교사들의 걱정도 크다. 이 문제를 학교 차원에서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해시와 김해 경찰서에서 관심을 갖고 문제를 풀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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