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숙 요양보호사
4년 전 자격증 취득 김해보훈병원 근무
60세 정년 때까지 어르신 손발되는 게 꿈


김해보훈요양병원(원장 최병익)의 요양보호사 이영숙(54) 씨의 일과는 어르신들의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는 어르신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춰가며 건강 상태를 물어본다. 한 어르신은 주말에 쉬고 출근한 이 씨를 보자마자 "이틀 동안 어디 갔었느냐"며 이 씨의 손을 꼭 잡고는 눈물을 훔친다. "울지 마세요, 저 왔어요." 이 씨의 따뜻한 말 한 마디에 어르신은 웃음을 되찾는다.
 
이 씨는 올해로 요양보호사 생활 4년 째다. 경력이 그리 길지 않지만, 지난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한 '2013년 장기요양기관 우수 종사자 격려 행사'에서 우수종사자로 선정됐다. 요양병원의 어르신들을 부모처럼 성심성의껏 돌본 결과다.
 
이 씨는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였다. 젊었을 때 간호인 자격증을 취득했던 그는 창원에서 호스피스로 자원봉사를 했다. "제대로 전문지식을 가지고 어르신을 돌봐드리자는 생각에 틈틈이 야간대학을 다녔어요. 2009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그해 10월부터 근무하게 됐죠."
 
4년간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이 씨는 어르신들과 이별하는 일이 수도 없이 많았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요양보호사 첫 해 그를 살뜰히 챙겨주던 한 어르신을 잊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정을 주고 떠나신 어르신들이 많았지만, 임수호 어르신은 특히 잊지 못해요. 원래 사시던 곳은 수원이었는데, 입소할 보훈요양병원이 없어 김해까지 오셨던 분입니다. 여기서 지낸 시간은 몇 개월 되지 않았지만, 딸처럼 챙겨주시던 마음에 감동했어요.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전해 듣고 남몰래 서울의 장례식장까지 찾아갔었죠."
 
요양병원의 어르신들을 자주 면회 오는 가족들도 있지만, 먹고 살기 바빠 그러지 못하는 가족들도 많다. 그래서 이 씨는 가족들을 자주 못 만나는 어르신들은 더 잘 챙기려고 애쓴다. 힘든 일과에 지칠 때도 있지만, 요구르트 하나 손에 쥐어 주며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어르신들의 사랑에 힘든 것도 금세 잊는다고 한다.
 
이 씨는 50대의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쉬는 날이면 어르신들이 눈앞에 어른거려, 빨리 일을 하러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했다. "요양보호사의 정년은 60세예요. 제 꿈은 그 때까지 어르신들의 손발이 되어주며 일하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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