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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연구·지원 기능 '산업 클러스터' 구축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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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3.12.24 11:21
  • 호수 153
  • 8면
  • 최윤영 기자(cyy@gimhaenews.co.kr)

(3)성장 이끌 산단 없나 <끝>

김해에는 10개가 넘는 산업단지가 생겼거나 생길 예정이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하지만 김해의 성장을 이끌어갈 만한 산업단지는 별로 없다는 지적이 많다.
 
김해의 경우 민간 사업자가 공장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사례가 대다수다. 그런데 평탄한 땅은 비싸고 구하기도 어렵다 보니 점점 더 보전이 필요한 산지가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파괴 논란을 빚는 한림 명동일반산업단지와 주촌 이노비즈밸리 산업단지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공장입지 위주 단순개발 방식 탈피
행정의 책임성과 민간의 창의성 접목
제3섹터 형태 산업단지 개발 통해
지역 인프라 활용도 높여 도약해야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우려가 크다. 경제 전문가들은 '묻지 마 식' 산업단지 조성 정책을 남발할 경우 일본이 이미 겪었던 낭패를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일본은 한때 각 지자체마다 산업단지를 앞다투어 허가했고, 입지조건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산업단지들이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기업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결국 산업단지는 애물단지가 됐다.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지역에서 산업단지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 민간 사업자는 "분양가만 낮추면 기업들이 들어오던 시대는 지났다"며 "요즘들어 산업단지 조성 계획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완공돼 원활하게 돌아가는 비율은 10%도 안 된다. 앞으로는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김해의 성공적인 산업단지로 평가받는 골든루트 산단에서 공장 신축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산업단지의 질적 수준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산업단지 계획 단계에서부터 장기적인 '산업 클러스터'를 구상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클러스터란 기업, 대학 또는 연구소, 벤처캐피털과 컨설팅 기관이 모여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는 생산, 연구, 지원이라는 3가지 기능이 함께 어우러져 있으므로 상당한 집적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실리콘밸리, 미국 보스턴 근방의 의약학 클러스터, 대전 대덕연구단지, 충북 청원의 오송생명과학단지가 대표적인 예다.
 
김해에도 성공적인 산업단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부터 입주를 시작한 주촌 골든루트산업단지는 내부에 '김해의생명센터'라는 연구기관이 있어 산학협력을 통해 친환경 첨단산업을 육성한다. 그중에서도 치과 관련 산업을 집중적으로 특화한 덕에 수도권에서 기업들이 찾아올 정도이다. 뿐만 아니라 입주기업들은 지붕에 태양광 발전 모듈을 깔아 환경을 보호하고 비용도 절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업단지 입주 업체들의 경영을 전체적으로 지원하는 '총괄 센터'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입주기업이 발전계획을 세우고, 인력과 기술에 투자해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제대학교 국제경상학부 원종하 교수는 "김해에는 영세기업이 많다. 기업은 사람을 구하기 어렵고 구직자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산업단지 정책은 난개발을 규제하고 알짜기업을 입주시키는 재구조화, 그리고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고도화 작업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하려면 무작정 산업단지만 지을 게 아니라 산업·연구·행정이 어우러지는 총괄센터가 산업단지 안이나 근처에 있어야 한다. 산업경제진흥원 같은 기관을 세워 지역경제의 흐름을 파악하고 기본적인 통계를 만들어야 한다. 부설 기업도서관을 운영하면서 각종 세미나를 열고 바이어를 불러들이는 일도 할 수 있다"며 "김해는 산업 클러스터 조성의 최적지다. 의생명공학과 제약학에 강점이 있는 지역대학이 있으므로 계약학과를 만들고 산업단지에서 연구 개발과 생산 활동을 병행하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할 경우 민간에 모든 것을 맡기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부산강서산업단지주식회사 손호영 대표는 "이제는 공공과 민간부문의 장점을 살린 제3섹터 방식의 산업단지 개발이 필요하다. 제3섹터는 공장입지 위주의 단순한 개발을 배제하고, 행정의 책임성과 민간의 창의성을 접목해나가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해는 거대 시장을 끼고 있고 공항과 항구가 가까워 주변 여건이 좋지만, 연구개발 기능이 약하다.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되면 큰 도약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 기사 취재 및 보도는 경남도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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