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세 최고령 동호인 경석진 씨

"제 건강 유지의 비결은 매일 한 시간씩 치는 배드민턴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하는 습관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신조죠."

50대 후반 정년퇴임 후 생활체육 시작
가야배드민턴클럽에서 17년째 활동
무리하기보다 생활습관화 노력 강조
"흔한 성인병 하나 없이 사니 그게 행복"


매일 오전 10시 얇은 운동복 차림으로 봉황동 문화체육관을 찾는 80대 어르신이 있다. 올해 84세의 고령에도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경석진 씨다. 작지만 탄탄한 체격, 곧은 허리, 힘찬 발걸음. 그의 겉모습은 80대로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운동하며 사는 건 당연한 겁니다. 나이가 들어도 변함이 없어야 해요. 뭘 새삼스럽게 취재를 하고 그럽니까. 허허."
 

 

 

▲ 지난 23일 경석진 씨가 김해문화체육관에서 동호인들과 함께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경 씨는 50대 후반 때 직장에서 정년퇴임한 후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 했던 운동은 테니스였다. "1990년대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땐 생활체육으로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이 그리 흔치 않았어요. 테니스만큼 재미있는 운동도 없더라고요."
 
그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배드민턴으로 종목을 바꿨다고 한다. 이후 그의 남다른 배드민턴 사랑이 시작됐다. "배드민턴 라켓을 잡기만 해도 다리에 힘이 생기는 듯해요. 70대 초반 때만 하더라도 하루에 3시간씩 배드민턴을 치곤 했지. 요즘은 한 시간만 쳐도 체력이 바닥이 나더군요. 나이가 드니까 나도 어쩔 수 없나보오. 허허."
 
경 씨는 1996년 가야배드민턴 클럽에 가입해 17년째 운동을 하고 있다. 가야배드민턴 회원들은 경 씨가 김해지역의 배드민턴 동호인 중 최고령이라고 입을 모은다. 몇몇 동호인들은 그가 40~50대들과 겨뤄도 뒤지지 않을 만큼 활동력이 왕성하다며 혀를 내두른다. 그는 매일 클럽의 동호인들과 만나는 게 즐거움이라고 한다. 경 씨의 말을 곁에서 듣고 있던 동료 동호인들의 입이 딱 벌어졌다. 자신은 80대가 되면 저렇게 운동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손사래를 치는 사람도 있었다.
 


경 씨의 사례를 보면 운동이 보약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닌 게 확실하다. 그가 먹는 약이라곤 가끔씩 소화가 안될 때 찾는 소화제가 전부다. 그는 대부분 어르신들이 흔히 앓는 혈압이나 당뇨 등의 성인병은 단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또 무리하게 운동을 하지 않다 보니, 젊은 배드민턴 동호인들이 겪는 어깨·무릎 통증 또한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뭐든지 적당히 하면 해로울 게 없어요. 요즘 사람들은 마음이 너무 조급해요. 빨리 실력을 쌓으려고 무리해서 운동하고, 더 큰 운동 효과를 보고자 몸을 혹사시키는 경우도 많죠. 무조건 운동을 많이 한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 평소 운동을 가까이 하는 생활습관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경 씨는 오전 6시에 일어나 매일 체조 및 산책을 한다. 9시에 식사를 마친 뒤 10시면 어김없이 배드민턴 라켓을 잡는다. 오후에는 경로당에서 몸을 움직여야 하는 일을 도맡는다. 규칙적이면서도 부지런한 생활이 그의 하루 일과다. "운동을 언제 그만두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걸을 수만 있으면 운동은 죽을 때까지 하는 것이니까요. 그나저나 총각, 나랑 배드민턴 실력 한번 겨뤄보지 않을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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