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김해사랑운동본부 김성우 공동대표가 상동면 '할매추어탕'에서 추어탕의 우거지를 건져 맛있게 먹고 있다.
무척산 백운암 근처에서 오랫동안 장사
7~8년 전 현재 위치로 옮겨와 단골 유지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자주 찾아 유명
맑고 담백한 국물에 우거지 듬뿍 넣어
보양식·해장용 인기 … 장승 정원 이색


▲ 다대기를 넣기 전 맑은 국물 상태의 추어탕.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향 김해에 돌아와 단골이 된 덕분에 유명해진 맛집이 몇 군데 있다. 상동면 매리에 있는 '할매추어탕'도 그 중 한 곳이다. 식당 안 벽에는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붙어 있어 이곳이 그의 단골식당이었음을 알려준다.
 
새김해사랑운동본부 김성우 공동대표도 16년 전부터 할매추어탕을 찾았던 사람이다. 그가 단골이 된 것은 회사가 식당 근처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원래 할매추어탕은 무척산 백운암 인근에 있었다. 7~8년 전에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식당을 옮기기 전부터 단골이었다"고 말했다.
 
낮 12시를 갓 지났는데, 할매추어탕 주차장에는 벌써 차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식당은 입구부터 특이했다. 간판과 함께 장승이 서 있었다. 마당에는 온갖 표정의 키 작은 장승과 남자 성기 조각이 세워져 있었다. 조각 공원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김해문화원 회원이기도 한 식당 바깥주인의 솜씨라고 한다. 미꾸라지가 '정력'에 좋은 음식 중 하나라서 성기 조각을 만든 것일까.
 
식당 별채 맨 안쪽에 앉아 미꾸라지 튀김과 막걸리를 시켰다. 미꾸라지에는 비타민A와 D가 많다. 생각보다는 단백질, 지방이 적기 때문에 고기가 담백하다고 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미꾸라지는 비장·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흡수·배설을 도우며, 몸 속의 나쁜 기운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장유초등-장유중-김해농업고등학교 출신인 그는 동아대학교를 졸업한 뒤 LG화학에서 10년 정도 근무했다. 거기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울산에서 해양배출업 사업을 벌여 큰돈을 벌었다. 일찍부터 정치에도 관심을 가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조직인 민주산악회의 울산지부에서 일을 했다. 또 민자당 중앙위 수산위 부위원장, 경남도당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금은 새누리당 경남도당 중앙위 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미꾸라지 튀김이 나왔다. 밑반찬으로 호박전과 열무김치가 나왔다. 막걸리 한 사발과 함께 튀김을 입에 넣었다. 고소한 맛이 막걸리 안주로 제격이었다. 여유를 갖고 눈을 들어 밖을 보니 창밖에 물이 흐르고 있었다. 낙동강이었다. 시원해 보였다. 별채 안을 다시 둘러보니, 여러가지 서각 작품이 걸려 있었다. 역시 바깥주인의 솜씨였다. 별채 입구 천장에는 요즘 보기 드물게 메주가 달려 있었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에 젓가락을 자주 들다 보니 어느새 미꾸라지 튀김이 담긴 접시가 거의 비워지고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별채에도 손님이 가득 들어차 빈자리가 없어졌다.
 
▲ 장승 등 각종 조각이 세워져 있는 할매추어탕 정원.
김 대표의 회사는 국내 유일의 시멘트 소성로 보존연료 제조업체이다. 특허도 4개나 갖고 있다. 쌍용시멘트나 한라시멘트 같은 큰 회사에 납품하고 있다 한다. 지금은 회사가 잘 돌아가지만, 1997년 창업 당시만 해도 무척 어려웠다고 한다. 회사를 만들자마자 이른바 'IMF 금융위기'가 터졌기 때문이다. 회사 설립 5년 이내에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기업인들의 평가다.
 
김 대표는 그 무렵 생림 무척산에 자주 올랐다. 어려운 회사 사정 탓에 힘들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그 당시 백운암에서 금색 개구리인 금와를 보기도 했다 한다. 그때 할매추어탕을 알게 돼 수시로 막걸리와 추어탕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랬다. 그는 "이곳의 추어탕은 어머니가 어릴 때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라고 평가했다.
 
추어탕이 들어왔다. 국물 색깔이 다른 식당에 비해 아주 맑았다. 마늘, 산초가루를 넣기 앞서 국물 맛을 보았다. 정말 깔끔하고 담백했다. 이런 맛의 추어탕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물이 진하기로 유명한 남원추어탕과는 정반대의 국물이었다. 김 대표는 추어탕 속의 우거지를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가 가면 식당 측에서 우거지를 특히 많이 넣어준다고 한다.
 
김 대표는 "사업 때문에 전날 술을 많이 마시면 이 집에 온다. 해장용으로는 추어탕이 최고다. 국물이 담백하기 때문에 한 그릇 들이켜면 속이 시원하게 풀린다"면서 "내년에 모든 일이 추어탕 한 그릇 마신 것처럼 잘 풀렸으면 좋겠다"며 껄껄 웃었다.


▶할매추어탕/상동면 매리 388-3. 055-329-3730. 대구-부산고속도로 상동나들목(IC)에서 내려 좌회전 한 뒤 매리쪽으로 10분 정도 가면 나온다. 미꾸라지 튀김 1만 원. 추어탕 7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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