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은 최근 방송된 한 프로그램에서 변비로 고생하다 이를 극복한 느낌을 "쌍둥이를 낳은 듯 하다"고 말해 고통의 정도를 실감할 수 있게 했다. 또 방송인 추신수의 딸인 추사랑도 소아변비로 힘겨워 하는 모습이 전해져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이처럼 변비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혼자만의 고통을 안겨준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활동량과 수분 섭취량이 줄어 신진대사가 더뎌지기 때문에 변비환자들은 더욱 괴롭다. 고신대복음병원 소화기내과 김성은 교수의 도움말로 변비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원인 다양 … 3개월 이상 지속 땐 의심
당뇨병·갑상선 등 이차적 원인도 작용
올바른 배변 훈련과 규칙적 운동 필요
수분 충분히 섭취하고 식이섬유 도움
설사제 임의 사용은 합병증 등 유발


■ 3개월 이상 배변 곤란 땐 의심
대부분의 사람들은 1주일에 적어도 3번 이상 배변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의학적 측면에서의 변비란 배변이 3~4일에 한 번 미만인 경우를 일컫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나누자면 배변 때의 과도한 힘주기, 딱딱한 변, 변이 완전히 배출되지 못한 느낌, 직장이나 항문이 막힌 듯한 느낌, 배변 횟수가 적을 때, 원활한 배변을 위한 부가적인 처치를 할 때 등의 여섯 가지 증상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두 가지 이상 증상들이 6개월 전에 시작돼 지난 3개월 동안 지속된 경우를 변비라고 한다.
 
만성변비 환자의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다. 드물게 당뇨병이나 갑상선 기능저하증 등의 내분비 질환과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등의 신경 질환, 그리고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의 정신질환 등 이차적 원인으로 생기기도 한다. 또한 마약성 진통제, 항콜린제, 제산제, 칼슘차단제 등 약물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변비환자는 해마다 8%씩 증가해 최근 5년간 30%이상 늘어난 60만 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는 10월에서 12월 사이에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은 교수는 "원인 규명이 가능한 이차성 변비나 대장암, 직장암, 장관 협착, 대장게실 등이 원인인 기질성 변비가 아니면 기능 자체가 문제이거나 일차성 변비로 진단할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변비는 질병이라기보다 증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병원에 온 환자들은 다양한 증상으로 변비를 표현하게 된다"고 말했다.
 

■ 진단과 치료
변비의 진단은 개인적인 병력과 신체 검진을 통해 이뤄진다. 혈액 검사·대장내시경 검사·영상학적 검사 등이 있다. 특히 빈혈이나 직장 출혈, 체중 감소, 대장암 및 염증성 장질환의 가족력, 대변 잠혈반응 양성, 최근 갑자기 발생한 변비, 변 굵기의 변화, 직장 탈출증을 보이거나 이전에 대장암 검진을 받지 않은 50세 이상 변비환자의 경우 반드시 앞서 언급한 여러 검사들을 해야 한다.
 
기질적 원인의 변비를 제외한 경우, 변비환자의 치료는 올바른 배변 훈련, 규칙적인 운동 및 충분한 수분 섭취를 권장하고 식이섬유의 섭취 등을 포함한 식이요법을 시행한다. 설사제를 환자 임의대로 사용해 온 경우에는 사용 횟수를 천천히 줄인 후 수분과 식이섬유의 섭취를 증가시킴으로써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식사 후 규칙적인 배변을 시도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능한 한 아침 식사 후 규칙적인 배변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는 대장 내에서 물, 이온과 결합하여 변을 부드럽게 하고 부피를 크게 함으로써 배변 횟수와 대변 양을 증가시켜 변비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거친 섬유질 1g을 섭취할 경우 대변 양은 2.7g이 증가된다고 하며, 변비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하루에 약 20~25g 정도의 식이섬유를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김성은 교수는 "배변 훈련과 식이섬유 섭취가 실제 임상에서 모든 변비 환자에게서 효과적인 것은 아니지만, 쉽게 치료할 수 있고 부작용이 적으며 치료비에 대한 부담도 적어 초기 치료로 적합하다"며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변비 개선에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설사제 사용과 유의할 점
변비 치료에 이용되는 설사제는 부피형성, 삼투성, 자극성, 기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부피형성 설사제에는 차전자(질경이씨)·해초·한천 등이 있다.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수분을 유지하여 대변량의 증가뿐 아니라 대변을 부드럽게 하여 배출을 유도한다. 이때 가스를 같이 형성하게 되므로 복부 팽만감이나 다량의 방귀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장협착이나 장폐쇄 환자는 사용해서는 안된다.
 
삼투성 설사제에는 수산화 마그네슘, 구연산 마그네슘, 인산 나트륨 등의 염류성 설사제와 락툴로우스, 락티톨, 폴리에틸렌 글리콜 등의 고삼투성 설사제가 있다. 그 중 염류성 설사제의 경우 신기능 부전 환자와 소아의 경우 주의해서 투여해야 한다.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자극성 설사제는 일반적인 설사제에 반응이 없는 변비환자의 경우 짧은 기간 투약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전해질 불균형, 복통, 오심, 팽창감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남용할 경우 대장 흑색증, 대사성 알칼리증, 전해질 이상, 뇨 산혈증 및 고알도스테론증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사용해야 한다.
 
김성은 교수는 "최근에는 세로토닌 4형 수용체 작동제, 선택적 염소 통로 자극제 등의 신약 등이 출시돼 향후 보다 많은 변비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움말=고신대학교복음병원 김성은 교수(소화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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