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인제대학교에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있다.


16일 도서관에 첫 게시 이후 10개로 늘어
페이스북에 댓글 연이어 달리며 관심
21일 모두 자진 철거 불구 논란 여지 남아

 

 

 

고려대학교 주현우 씨가 시국에 대한 내용을 담은 일명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인 후 대학가를 중심으로 대자보 바람이 불고 있다. 인제대학교에도 지난 16일 도서관 지하에 대자보가 붙자 사흘 만에 다른 학우들의 대자보 10여 개가 잇달아 게시됐다.

이후 인제대 공식 페이스북에는 대자보 내용, 게시 불허용 등을 두고 학생들의 의견이 줄을 이었다. 페이스북에는 인제대 학생 2천846명이 가입해 있다. 그만큼 많은 학생들이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통해 게시된 글을 접하는 곳이기도 하다. 대자보를 올렸다고 밝힌 학생의 글에는 200개 가까이 되는 댓글이 달리는 등 학내 여론에 불이 붙었다.
 
임정균(26) 씨는 "언론 장악,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 등이 쌓이면서 대학생들이 정치에 대해 바라는 점들을 대자보를 통해 분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대학생들은 정치에 대한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분위기가 형성이 안 돼서 그동안 말을 못 했을 뿐"이라며 "이번 대자보 사건이 아니었다면 이런 줄 몰랐을 것이다. 어쩌면 이 대자보 사건이 여론 형성의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홍(26) 씨는 대자보의 논리에 오류가 있음을 지적하며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사회를 걱정하고 지성인으로서 책임을 지는 점은 좋지만 주관 없이 어느 쪽의 편에 서서 그들의 말을 전달해주는 이야기꾼의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 불편함을 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거짓은 한 문장으로 충분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노력이 요한다"며 "이미 시간이 흘러 반박에 대한 관심은 무뎌졌고, 많은 사람들은 잘못된 점을 인지하지 못한 채 거짓을 전달받고 있다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일부 학생들은 대자보가 정치적 성향을 띄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한 학생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대자보 운동이 하루 만에 기성 정치 단체의 정쟁도구로 전락해 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저런 (정치적 목적을 띄는) 단체들이 모든 대자보들을 대변하듯 나서면서 안녕 못 하다는 진솔한 이야기를 하는 학우들의 참뜻을 왜곡시키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학내 대자보를 게시한 신상훈(23) 씨가 민주당 당원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와 같은 댓글을 달았다. 이에 신 씨는 "당원이 아니었어도 대자보 운동을 했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대자보 운동을 대변하고 있다는 소식을 당 안팎을 통틀어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 했다"고 반박 댓글을 올렸다.
 
16일부터 부착된 대자보는 작성한 학생들이 21일에 자진 철거했다. 하지만 대자보 논란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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