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명지에 있는 외가댁 마을 입구에 솟대가 세워져 있었다. 가식이 전혀 없는 솟대와 나즈막한 초가집이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전원의 풍경이 내가 꿈꾸는 이상세계인 듯, 그 시절 그리움에 젖어본다. 솟대는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힌 신앙 대상물이다. 옛날 사람들은 주로 음력으로 정월이나 10월 초 동제 모실 때에 마을의 안녕과 수호, 농사 풍년을 위해 마을 입구에 솟대를 세웠다. 긴 장대 위에는 철새인 오리나 기러기를 올려놓는다. 고대인들은 오리를 인간 세계와 신령의 세계,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신의 새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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