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이 시장에 나왔다. 재래시장에도 마트에도 봄나물이 마알간 얼굴을 수줍게 내보이기 시작했다. 김해시 부원동 입구에 앉아 '봄'을 팔고 있는 새벽시장으로 나서봤다.

맛도 향도 모양도 각양각색인 봄나물들이 어깨를 나란히 맞대고 봄 햇살을 받고 있다. 갓 땅을 밀고 올라 온 쑥의 여린 잎이 보드랍다. 달큰한 향을 내는 달래는 어쩐지 새침해 보인다. 반가운 손님 냉이는 이름만 불러도 침이 고인다. 취나물은 바로 먹어도 좋고, 삶아 뒀다가 두고두고 먹어도 맛이 좋다. 쌈을 싸먹으면 일품인 머위도 한 공간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봄나물은 사실 특별한 요리법이 필요하지 않다. 생으로 먹어도 좋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곁들여 살짝 양념을 해 먹어도 좋다. 국에 넣고 끓여도 밥에 넣고 쪄도 맛이 좋다.

알싸한 냉이무침 한 입에 겨우내 찬바람에 응어리졌던 마음이 녹고, 따뜻한 쑥국 한 그릇에 굳어 있던 몸이 기지개를 켠다. 소설가 김훈의 이야기처럼 봄나물을 맛보니, 몸속으로 봄의 흙냄새가 자욱이 퍼지고 혈관을 따라가면서 마음의 응달에도 봄풀이 돋는 것만 같다.

아삭, 오늘은 봄을 먹자.


<봄나물 종류별 특징>

● 쑥 -
집중력이 떨어지고 마음의 불안을 자주 느끼는 건 칼슘이 부족하기 때문. 이런 당신에겐 칼슘 함량이 높은 '쑥'이 좋다. 또 칼로리가 18칼로리에 불과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여성에게 특히 좋고, 대표적인 음식으론 쑥국, 쑥떡, 쑥차, 쑥 버무리 등이 있다. 가격은 새벽시장 기준 한 바구니에 5천 원~1만 원.

● 냉이 -
동의보감에 따르면 냉이는 오장육부를 조화롭게 하고 간을 튼튼하게 하며 눈을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 눈이 침침하거나 피로를 자주 느끼는 사람은 냉이를 먹는 것이 좋다. 3천~5천 원.

● 취나물 - 취나물은 살짝 삶은 후 간단한 양념을 해서 먹으면 좋다. 맛이 부드러워 아이들도 좋아한다. 감기나 두통에 특히 효능이 뛰어나 한약재로 이용되기도 한다. 지방배출 효과가 있어 다이어트에도 좋다. 3천 원 선.

● 달래 -
달래에는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어 비타민 부족에 따른 입술 부르틈과 입안 염증에 아주 효과적이다. 불면증에도 효과적이지만 성질이 따뜻한 음식이므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생식으로 식초와 함께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3천 원 선.

● 돌나물 -
돌나물은 많이 만질수록 풋내가 나기 때문에 손을 되도록 많이 대지 않는 것이 좋다. 씻을 때는 체를 이용하고, 요리도 간단히 양념장을 뿌려먹는 수준이 좋다. 두부를 으깨 섞어 먹거나 마요네즈에 비벼 먹어도 맛이 좋다. 조리하기도 간단하고, 가격도 싸다.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다. 2천원 선.


<봄나물 간단하게 양념하는 법>

봄나물의 풍미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조리법은 생나물에 양념 몇 종류를 넣어 조물조물 무쳐 먹는 것이다. 방법이 어렵지도 않다. 대표적 한국 양념 열 종류(고추장, 고춧가루, 된장, 간장,
참기름, 식초, 설탕, 소금, 마늘, 참깨)만 준비하자.

▶냉이-고추장+식초+설탕//
▶취나물-고춧가루+된장+참기름+마늘+참깨//
▶달래- 간장+식초+고춧가루+참기름+참깨+설탕//
▶돌나물-고춧가루+식초+설탕+참기름+깨소금


사진=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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