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긴장된 상태 무리한 스윙 동작
허리 디스크·척추관절 등 큰 부상 위험
어깨 회전근개·무릎 반월상 연골판 손상
팔꿈치 엘보·뒷목 통증 등 증상도 흔해
전문치료 받고 휴식과 근육강화 필요


▲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도 피해갈 수 없었던 무릎 부상은 무리한 동작과 부정확한 샷이 몸에 밴 골퍼들에게는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골프 부상 중의 하나이다.
골프 경력 10년인 40대 중반의 김상기 씨는 최근 허리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허리 디스크 부상. 그동안 누적돼 온 허리의 과도한 부담이 질환으로 나타났다.
 
골프 인구 수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증가하는 만큼 그에 따른 각종 질환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겨울철에는 근육이 긴장돼 척추나 목, 무릎, 팔꿈치 등의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자신의 실력이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장타 욕심이 부르는 각종 골프 부상에 대해 알아본다.
 

■ 가장 흔한 척추 손상
라운딩 중 골프 부상을 잘 입는 사람은 누구일까. 답은 '지나치게 긴장하는 사람'이다. 연습장에서는 아픈 줄 몰랐던 목, 척추, 손목 등의 근육이 골프장에만 나가면 더 쑤시고 아픈 이유도 몸의 긴장과 관련돼 있다. 긴장한 상태에서 무리한 스윙 동작을 하면 경직된 근육 때문에 부상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긴장이 부르는 골프 부상 부위로는 먼저 허리를 꼽을 수 있다. 허리 근육이 긴장돼 있는 상태에서 힘으로만 스윙을 할 경우 척추 근육이나 관절에 무리를 일으킬 위험이 크다. 허리를 비틀어 회전력을 얻음으로써 이루어지는 골프에서 스윙 동작을 할 때 마무리까지 걸리는 시간은 2초 이내. 이 짧은 시간에 척추에 미치는 힘은 평소 앉아 있을 때에 비해 체중의 8배 이상이나 된다. 따라서 경직되고 불안정한 스윙 혹은 몸이 굳어진 상태에서 하는 무리한 스윙은 디스크나 척추관절, 근육, 근막, 인대 등에 큰 부상을 일으킬 수 있다.
 
부산힘찬병원 정형외과 차상원 과장은 "골프에 의한 척추 손상은 흔히 볼 수 있는 요부염좌, 근막통, 디스크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여성은 스윙 중에 척추의 압박 골절을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어깨 회전근개 파열
어깨 부상도 흔하다. 어깨는 견봉, 견갑골, 팔뼈가 한데 모여 있고 관절, 인대, 근육이 느슨하게 연결돼 360도 회전이 가능한 부위다. 그만큼 무리하게 움직일 경우 부상이 잦다.
 
긴장하는 바람에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서 잘못된 스윙을 하게 되면 힘줄이 파열되는 회전근개 파열이 오기 쉽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힘줄이 반복적인 충격이나 마모에 의해 늘어지거나 찢어지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치료하지 않으면 끊어진 힘줄이 계속 말려들어가 지방으로 변하고 신경까지 손상을 입어 팔을 못 쓰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꼭 치료가 필요하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 근육 강화 운동, 물리 치료, 체외충격파와 같은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심하게 파열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서 힘줄을 봉합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 마니아들을 괴롭히는 골프 엘보
타수가 줄어드는 재미에 골프를 더욱 열성적으로 하다 보면 아이언샷 때 실수로 맨땅을 세게 친 뒤 심한 통증을 호소하기 쉽다. 팔꿈치 통증은 골퍼의 고질병으로 여겨진다. 흔히 열심히 연습한 증거라며 자랑스러운 훈장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 잘못된 샷 동작이나 기본 근력운동 부족 등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골프 엘보는 보통 양쪽 팔꿈치 안쪽에서 많이 발생한다. 팔꿈치를 움직일 때 통증이나 팔저림 등이 나타나는 게 전형적인 증상이다. 물건을 잡거나 수건을 짜는 등 팔 비틀기, 쥐어짜기 등의 동작을 할 때도 통증이 나타난다. 이를 방치할 경우 팔꿈치 주변의 인대나 힘줄이 약화되면서 파열이 일어나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연습이나 라운딩 전에 어깨·팔꿈치·손목 주위 근육을 충분히 스트레칭 해주고, 평소에도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차상원 과장은 "엘보 급성기에는 일단 골프채를 놓고 진통소염제를 쓰거나 물리 치료를 해야 한다. 그래도 통증이 잦아들지 않고 심해진다면 약물치료와 함께 한달 정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재활 치료를 해야 한다"며 "만성적으로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체외충격파와 주사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무릎 반월상 연골판 손상
골프 때문에 생기는 가장 흔한 무릎 통증의 원인은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다. 반월상 연골판은 허벅지 뼈와 정강이 뼈 사이에 초승달 모양으로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하나씩 있다.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하고 무릎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윤활 역할을 한다.
 
이런 반월상 연골판이 무리하게 반복된 무릎 회전으로 손상되면 무릎 관절 연골을 보호하는 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퇴행성 관절염에 이를 확률이 높아진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절개 수술 없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간단히 치료한다. 최근에는 봉합술이나 연골판 이식술을 주로 사용해 자기 연골과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도 흔한 무릎 부상이다. 보통 임팩트를 할 때 하체가 고정된 채 상체만 돌아간 상태로 넘어지면서 무릎이 뒤틀리는 경우 많이 발생한다. 십자인대는 무릎 주변의 근육이 튼튼한 젊은 사람의 경우, 인대 재건술을 통해 거의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
 

■ 뒷목 통증, 참으면 골병
골프 스윙 때 허리가 회전축이라면 머리는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근력이 없고 약한 중년층이 스윙을 할 때 머리보다 몸통이 먼저 돌아가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취하다 보면 척추가 뒤틀리면서 뒷목에 무리를 주게 된다. 목을 통해 지나가는 약한 신경이나 혈관·근육·인대가 수축해 딱딱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반복적인 회전은 디스크에 무리를 줘 찢어지고 손상되기 쉽게 만든다. 특히 남성에 비해 근력이 부족하고 목이 가늘고 긴 여성들이 목 통증이나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차상원 과장은 "목은 일곱 개의 경추와 머리·몸통을 연결하는 신경이 지나는 중요 부위다. 목에 문제가 생기면 가슴과 등이 답답해지면서 척추를 받치는 허리까지 약해지기 쉽다"며 "골프 후 뒷목 통증이 계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한동안 골프를 쉬면서 목 근육 강화 운동을 충분히 해주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도움말=부산힘찬병원 차상원 정형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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