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부재 보존처리 어떻게 했나

봉황동 선박 부재는 두꺼운 점토로 덮여 1천700여년 동안 잠들어 있었다. 이를 되살리는 일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었다. 목재유물 보존처리 과정은 수종 식별, 세척, 약재 처리, 진공동결 건조로 이뤄진다. 봉황동 선박 부재는 이 모든 작업 처리에 18개월이 걸렸지만, 다른 경우에는 몇 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목재세포내 수분 10%이하 때까지 건조
얼었던 수분 기화되며 원형 모습 복원
수종식별·세척·약재처리 등 18개월 걸려


목재유물 보존처리 과정 중 첫 번째는 수종 식별이다. 어떤 나무로 만들어졌는지 알아야 약재 사용, 건조 방식 등의 계획을 짤 수 있다. 영남문화재연구원은 현미경으로 수종을 조사해 봉황동 선박 부재는 녹나무와 삼나무의 복합유물인 것으로 밝혀냈다. 녹나무는 건조할 때 뒤틀림이 심한 수종이어서 녹나무에 맞춰 보존처리 과정을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녹나무에 보존처리 조건을 맞추면 삼나무도 안전하게 보존처리 된다고 한다.
 
두 번째는 세척 과정이다. 두껍게 덮인 점토를 세척하기 위해 흐르는 물에 선박 부재를 넣고 표면에 흙이 없어질 때까지 세척한다. 올이 몇 가닥 되지 않는 얇은 붓으로 갓난 아기 살결을 다루듯이 흐르는 물길과 함께 세척한다.
 
다음은 약재처리 과정. 오랜 세월 점토와 물 속에 잠들어 있는 동안 취약해진 선박 부재를 강화하는 과정이다. 큰 스테인레스 수조에 PEG(목재 강화 처리재)를 녹인 물을 넣고 그 속에 선박 부재를 담근다. 처음에는 PEG 농도 10%에서 시작해 45%까지 서서히 높인다. PEG는 물보다 무겁기 때문에 처리 과정에서 선박 부재의 무게도 서서히 무거워진다. 일주일 단위로 무게를 재어 더 이상 변화가 없으면 약재처리 과정이 완료된 것이다.
 
다음은 진공동결 건조 과정이다. -70℃의 급속동결기에 선박 부재를 넣고 목재세포 내의 PEG 수용액을 얼린다. 급속하게 얼려야 목제의 세포벽이 유지된다. 이틀 정도 두면 완전히 동결된다. 이것을 다시 진공동결건조기 안에 넣고 목재세포 내의 수분이 10%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건조한다. 이 과정에서 얼어 있던 수분은 바로 기화된다.
 
-40℃에서 서서히 온도를 높여 0℃나 5℃가 될 때까지 건조한다. 수분 건조 확인은 목재의 온도 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수분이 날아가는 동안 목재 온도가 서서히 올라간다. 함께 넣어둔 온도센서에 더 이상 변화가 없으면 동결건조 과정이 완료된 것이다. 동결건조가 끝나고 나면 접합을 하고, 출토 과정에서 파편이 쪼개져 나갔거나 없어진 부분은 목분을 이용해 복원한다. 이렇게 봉황동 선박 부재를 보존 처리하는 데 걸린 과정이 18개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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