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처리 전담 영남문화재연구원 이광희 연구원

목재 썩거나 소실 많아 유물 드물어
이달 중순 처리 끝내고 김해로 환원


우리나라에서 출토되는 유물은 크게 토기, 금속, 목재로 나눌 수 있다. 토기는 복잡한 보존처리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목재는 썩거나 소실되는 것이 많아 유물로 출토되는 경우가 드물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금속이 가장 많이 나와 금속유물 처리 과정이 가장 많이 발전했다. 목재유물 보존처리 기술은 뒤늦게 시작됐다. 그 기술은 다른 분야보다 몇 배는 더 힘들다. 우리나라에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20여 명뿐이다.
 

봉황동에서 발굴된 선박 부재 보존처리 과정은 영남문화재연구원 보존처리팀의 이광희 연구원이 맡았다. 영남문화재연구원은 우리나라의 1호 발굴전문법인이자 목재유물을 보존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발굴전문법인이다. 목재유물 보존처리 업무는 이 연구원이 혼자 맡고 있다. 그는 충북대학교 임산공학과를 졸업했다. 목재유물 연륜 연대 분석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학자로 알려진 박원규 교수의 제자이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평가를 받는 경남 창녕의 신석기시대 비봉리 유적 출토 배의 보존처리 과정에 팀원으로 참가했다. 또 경북 울진군 죽변면에서 출토된 신석기 시대의 배를 책임지고 보존처리한 전문가이다. 봉황동 선박 부재의 처리 역시 그가 전담했다.
 
이 연구원은 선박 부재를 처음 보았을 때의 심정을 "우리나라 최초의 구조선 유물의 실물이 나타났다고 생각하니 벅차고도 조금은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이 연구원은 "선박 부재는 점토로 덮여 있는 혐기성 상태(공기가 없는 상태)였다. 균이 최소화돼 목재가 썩지 않는 상태로 1천700여 년을 잠자고 있었다. 이것을 현대의 기술로 다시 살려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목재 유물은 출토되는 순간부터 건조가 시작돼 뒤틀어질 수 있다. 즉시 부드러운 천으로 덮고 그 위에 다시 비닐을 덮어야 한다"면서 "보존처리 과정이 18개월이면 빨리 끝난 것"이라고 했다. "PEG(목재 강화 처리재) 농도를 10% 올리는 데만 3개월 정도 걸려요. 건조 과정도 힘들죠. 봉황동 선박 부재는 통나무배가 아니라 구조선의 부재여서 기계 속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기에 모든 과정의 완료가 수월했던 셈입니다. 창녕 비봉리에서 발견된 배는 아직 건조 중입니다."
 
이 연구원은 "이달 중순 이후 선박 부재 유물을 김해로 돌려보낼 예정이다. 전통 한지로 유물을 정성껏 포장하고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서 보낸다. 이후에는 국립김해박물관에서 소장·보관한다. 보존처리 보고서는 동양문물연구원으로 보내 최종보고서로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천700여 년 전의 비밀을 푼 이 연구원은 "직접 취재를 온 언론사는 <김해뉴스>가 유일하다. 가야의 역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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