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은사님 중에 본인이 '장수병(長壽病)'에 걸렸다고 주변 지인들에게 알리고 다니는 분이 있다. 장수병이 무엇인지 다들 궁금하실 텐데, 그분은 당뇨병으로 필자에게 주기적으로 약물처방을 받아 당을 조절하고 있는 당뇨병 환자다.
 
'과연 당뇨병이 장수병일 수 있을까?' 그분은 당뇨병 진단을 받은 후에 좋아하던 술을 줄이고 싫어하던 운동을 시작했다. 질병으로 인해 오히려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으로 예전보다 더 건강해져 본인 스스로 당뇨병을 장수병으로 얘기하고 다니는 것이다.

당뇨병은 주위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질병 중 하나로 자동차에 비유하면 연료통에서 기름이 새어나오는 상태로 볼 수 있다. 자동차의 기름이 새게 되면 운전의 효율이 떨어지고 연료통을 고치지 않을 경우 결국 자동차가 멈춰 서게 된다.

이는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혈액 속의 '당'이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에 의해 적절히 세포 속으로 운반되지 못하면 혈액 속에 과도하게 당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같은 현상이 바로 당뇨병으로 이를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면 혈액속의 과도한 당분으로 인해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국제당뇨병연맹이 지난 2003년에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 수는 1억9천400만 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여 년 간 당뇨병 환자수가 12배 이상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 상태라면 오는 2025년께는 전 국민 4명 중 1명이 당뇨병에 걸릴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당뇨병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경제발전으로 인한 생활양식과 식생활, 사회문화 등이 서구식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특히 고열량 음식의 습취와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당뇨병을 유발하는 주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은 그 자체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혈당이 높아진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눈과 심장, 신경, 말초혈관, 신장 등 여러 신체기관에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너무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혈당을 잘 관리하면 당뇨병에 걸려도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은사님처럼 당뇨병을 장수병으로 생각하고 식이요법과 운동, 약물요법으로 꾸준하게 자신을 관리할 경우 생활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예전보다 더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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