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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만만치 않은 멸치 "조림 한 쌈 하시죠"김종근 김해시건축사회 전 회장이 추천하는 진영 '남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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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4.01.14 17:25
  • 호수 156
  • 15면
  • 최윤영 기자(cyy@gimhaenews.co.kr)

   
▲ 김해시건축사회 김종근 전 회장이 남촌 식당의 멸치쌈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갖은 양념 함께 넣어 벌겋게 졸여낸 뒤
상추·배추잎·미역 등에 싸서 한 입
멸치 특유의 맛과 매콤함 어우러져 군침
흑미·백미 비벼 먹어도 겨울철 제맛


한국, 아니 세계적으로 멸치는 만만한 물고기다. 일단 크기가 작고, 많이 잡히는 편이라 값도 싸서 국물을 낼 때 자주 쓴다.
 
가장 대접받는 생선요리는 아무래도 회다. 그런데 멸치는 그리 관대한 생선이 아닌지라 물 밖에 나오면 곧 죽어버리므로 산지가 아니면 회로 먹기 힘들다. 회 다음으로 멸치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일품요리는 쌈밥이다. 김해시건축사회 김종근(49·진영읍) 전 회장은 식당 '남촌'에서 "멸치에 갖은 양념을 넣어서 졸인 뒤 미역 등에 싸먹는 쌈밥의 경우 멸치의 비중이 만만치 않다"며 "지금까지 걸어온 내 삶의 궤적을 돌이켜보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멸치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멸치쌈밥과 같다"고 말했다.
 
진영이 고향인 김 전 회장은 그 시절 으레 그랬듯 처음에는 대학에 진학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공부보다는 생활고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했고, 그의 부모는 당신들보다 자녀들이 약간 더 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생긴 지 3년째 된 김해건설공고 제도과에 입학했다. 어쩐지 제도를 배우면 많이 배운 사람들처럼 하얀 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일할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를 품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건축이 그의 업이 됐고, 인제대 건축학과와 창원대 대학원에서 꾸준히 공부를 이어갔다.
 
김 전 회장은 "그때 정부에서는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조국 근대화의 기수'라고 칭찬하면서 희망과 용기를 줬다. 그래서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먼저 가난을 면하고서 주위 사람들에게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성실히 공부하고 일했더니 건축사가 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그가 지난해까지 회장을 맡았던 김해시 건축사회는 회원이 100명 안팎으로, 기초단체에서는 꽤 큰 조직이다. 통합 창원시 건축사회가 회원이 165명 정도고, 진주는 65명, 양산이 35명 정도이므로 김해의 건축시장은 결코 작지 않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내가 촌놈이다 보니 멸치를 먹으면 다른 음식보다 속이 편하다. 위암 2기까지 투병생활을 했던 친구가 평소 밥을 많이 못 먹는데 여기 남촌의 멸치음식은 잘 먹더라. 그만큼 멸치는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이면서 편안한 음식인 것 같다"며 웃었다.
 
김 전 회장은 멸치쌈밥과 멸치튀김을 주문했다. 남촌은 손님이 오면 음식이 나오기 전에 허기를 달래도록 숭늉과 샐러드를 내놓는다. 샐러드에는 사과를 갈아 넣은 소스를 뿌렸는데, 새콤달콤한 맛이 숭늉과 어우러져 미각을 돋워준다. 잠시 뒤 멸치튀김이 나왔다. 어떻게 튀겼는지 멸치 특유의 잡냄새가 전혀 없었다. 맥주와 함께 하나씩 먹었더니 어느새 다 먹어버리고 말았다.
 

   
▲ 흑미와 백미 밥이 담긴 바구니.
남촌의 멸치쌈밥은, 겉모양은 다른 곳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지만 맛은 결코 비슷하지 않았다. 우리가 날마다 먹는 멸치가 이런 맛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육질과 풍미가 뛰어났다. 밥은 흑미밥과 백미밥을 바구니에 담아주는데 원하는 만큼 더 먹을 수 있었다. 항상 손님으로 붐비지만 반찬이 떨어지거나 하면 알아서 더 가져다준다고 했다.
 
남촌은 창업 22개월 만에 더 큰 공간으로 확장이전을 했는데, 그 비결은 얼핏 보면 보이지 않지만 들여다보면 보이는 남다른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남촌은 좌석을 70석으로 늘린 지금도 점심시간이면 빈자리가 없는 광경이 날마다 벌어진다.
 
장호열(51) 대표는 "비결은 따로 없고 맛에서 원칙을 지키고 친절함을 유지할 뿐"이라며 "좌석이 다 차더라도 서두르지 않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손님들은 맛이건 서비스이건 조금만 달라져도 바로 알아채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대단한 비결이 없다고 했지만, 알고 보면 멸치의 맛을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한 게 비결이겠다. 같이 일하는 고종사촌동생 강애리(여·37) 씨와 함께 잘 한다는 멸치쌈밥집은 다 찾아가 무릎을 꿇어가며 요리법을 배웠다. 실패도 무수히 거듭했다. 그는 "100번 시도하면 1~2번 만족할 수 있는 게 요리더라. 어쩌다 맛이 나오면, 아! 이렇게 하면 될 것을 왜 지금까지 겉돌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순간적으로 허무해진다"며 "그렇지만 사실은 그 전에 수많은 실패를 했기 때문에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 삶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남촌은 진영에서 독보적인 멸치쌈밥집으로 독주하고 있다. 문을 열 때는 근처에 멸치쌈밥집이 없었고, 지금은 경쟁점이 생겨났지만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장 대표는 "멸치가 만만한 물고기 같지만 품질에 따라 여러 등급이 있다. 남해, 통영, 부산 기장에서 나는 멸치 중에서 가장 좋은 것만 골라 쓴다. 김치 역시 직접 만들지는 않아도, 좋다는 공장을 다니며 꼼꼼하게 요구해서 받는다. 조미료는 전혀 안 쓸 수는 없지만 조미료에 의존하지 않는 맛을 끌어내려고 항상 연구한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멸치는 사람들처럼 무리를 이뤄 살아가는 동물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에는 좋은 개인주의가 아닌 나쁜 개인주의가 만연해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이익을 좇되 남에게 손해를 주게 될 때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무엇인가를 해서 결과를 만들고 꿈을 이뤄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부터 정도를 걸으면서 성공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겠다"고 덧붙였다.


▶남촌/진영읍 김해대로 407번길 18-12. 진영신도시 안에 있는 중흥S클래스 아파트 2단지 맞은편 아름공원 옆. 055-346-7577. 멸치쌈밥, 멸치튀김 6천 원, 고등어구이 7천 원, 통김치찌게 8천 원, 멸치회무침 대 2만 5천 원, 소 1만 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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