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하면 먼저 떠오르는 약재가 바로 녹용과 녹각이다. 특히 녹용의 효능은 무척 광범위해 남녀노소에게 모두 쓰인다. 요즘은 녹용과 녹각이 뇌세포 활성 촉진과 간기능 개선, 당뇨병 치료, 노화 방지 및 동맥경화 치료 효과 등의 약리작용 덕분에 단지 보약으로서뿐만 아니라 치료제의 개념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최근 한 홈쇼핑에서 판매한 녹용제품을 두고 식품과 한약에 대한 논란을 빚었던 녹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체력증진·피로해소에 항노화·항암 작용
적혈구 생성력 높아 빈혈에 많이 응용
성장발육에 좋고 출산 전후 복용 큰 효과
소화불량·두통·지병 경우 전문상담 필요
녹각은 자궁·비뇨기 염증 처방에 특효


■ 녹용이란?

녹용은 사슴의 뿔이다. 흔히 꽃사슴이나 큰 고라니의 뿔을 말한다. 사슴은 보통 태어나서 3년 정도 되면 뿔을 자를 수 있다. 뿔이 끝까지 자라는 데 대개 2개월 정도 걸린다. 60일에 10㎏이 컸다고 하면 하루에 거의 200g 가까이 자라야 하는데, 이는 대단한 성장 속도다.
 
뿔에는 비타민 B12, 칼슘, 인, 미네랄 등 여러 가지 성분이 풍부하다. 한의학적으로는 위로 뻗쳐 올라가는 강한 힘이 있기에 처방에 널리 응용된다.
 
삼세한방병원 안창범 병원장은 "뿔은 자라는 힘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그 기운을 약으로 응용한다"며 "머리는 모든 양적인 기능이 모이는 곳이다. 뿔이 머리보다 위에 있으므로 녹용의 약효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효능을 보이는 질환과 효과
녹용의 효능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체력을 증진해주는 강장 작용, 기력 감퇴 증상을 개선하고 근골격계 피로를 경감해주는 항피로 효과, 만성·류머티스 관절염 등의 관절 보강 작용이 있다. 또 손상된 골질을 접합시키면서 회복 반응을 빠르게 하므로 골다공증 예방과 골절 회복에 좋고, 대뇌피질의 운동 영역이나 사각 영역과 감각 신경을 활성화시켜 건망증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이밖에 노화를 억제하면서 몸이 가벼워지게 하고 기력을 상승시키는 항노화 작용, 세포 면역의 핵심이 되는 T-세포 활성화를 통한 면역력 증강, 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면역세포의 수를 증가시키면서 암세포의 발육을 억제하는 항염과 항암작용 등이 있다.
 
녹용은 특히 적혈구 생성 능력이 높아 몸에 새로운 혈액을 생성시킬 수 있으므로 빈혈에 많이 응용한다. 또한 강심작용을 하므로 심박동을 잘 뛰게도 한다. 녹용을 많이 쓰면 혈관이 열리면서 넓어지므로 혈압이 떨어지게 된다.
 
녹용은 자궁 수축을 강하게 해주는 효능도 있다. 나이 든 여성들의 자궁이 늘어지고 탄력이 떨어져 밑으로 샌다거나, 하혈을 하는 자궁계통의 질환에 매우 효력이 좋다. 처녀들이라고 해도 몸이 약해서 밑으로 자꾸 이슬이 새는 경우에도 아주 효과가 좋다.
 
녹용은 소아의 신체와 두뇌 건강에 매우 좋은 효과를 보이므로 성장 발육 촉진, 감기 예방, 뇌기능 항상, 소아 빈혈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특히 키의 발육에 작용해 골질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면서 성장판을 열어 성장 발육을 촉진한다. 그러나 많이 복용하면 성호르몬 분비가 과다하게 돼 오히려 성장 호르몬 분비가 잘 안될 수도 있다.
 
임신 때 복용하면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극도로 허약한 증상을 개선시켜준다. 특히 출산 1개월 전에 복용하면 산모와 태아를 모두 건강하게 하면서 출산을 쉽게 해준다. 출산 후에 복용하면 체중 감소 효과가 크며, 부인들의 자궁 출혈이나 불임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된다.
 

■ 녹용의 응용 처방
한의학의 처방은 가장 주된 작용을 하는 군약, 군을 보완해주는 신약, 주된 증상에 수반되는 부수 증상을 해소하는 좌약, 군·신·좌의 한약을 질병 부위로 인도하는 사약으로 구성된다.
 
군약으로 사용되는 보양약의 대표인 녹용도 '군신좌사'의 원칙에 따라 사용된다. 예를 들면 녹용을 보좌해주는 당귀·천궁 등의 신약, 신약을 보좌하는 진피·길경 등의 좌약, 핵심부위로 인도하는 향부자·감초 등의 사약으로 처방돼야만 녹용은 제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를 무시하고 건강 보조 식품의 단방으로 녹용을 복용하면 약효를 제대로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녹용을 복용했는데 코피를 쏟거나 눈이 충혈되고, 두통·가슴 벌렁거림·설사·소화불량·오심구토 등의 부작용이 생길 경우 반드시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 또 돌 이전의 아기, 몸이 붓거나 심한 간질환이나 뇌혈관계 질환의 병력 등이 있는 사람도 반드시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안 원장은 "녹용의 보양 작용을 극대화하고 부작용 없이 복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의사에게 진찰을 받아 체질에 적절한 한약 처방으로 복용하는 것"이라며 "몸보신 한다고 함부로 복용하지 말고 몸에 꼭 필요할 때 응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녹각
녹용에서 저절로 떨어진 뿔이 녹각이다. 따라서 녹용에 비해 약효가 떨어지지만 값이 싸기 때문에 녹용 대신 임상에서 많이 응용되고 있다. 특히 녹각은 만성적 염증이 있는 사람에게 특효가 있다.
 
여성들의 자궁 염증이나 남성들의 비뇨 생색기 염증을 치료하는 약 처방에 녹각이 널리 쓰인다. 발목을 자주 삐어 조금만 높은 산에 올라가도 발목 염증이 재발하는 경우 치료 처방에 녹각을 가미해 복용하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안 원장은 "녹각은 몸의 근골을 튼튼하게 하고 피를 잘 순환하게 한다. 또 혈액을 잘 돌게 하고 재생하는 기능, 어혈을 치는 기능이 매우 높다"며 "추간판 탈출증, 추간판 협착증, 퇴행성 관절염 등 운동 관절계와 관련되는 질환에 널리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삼세한방벼원 안창범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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