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아직 다 지나지 않았지만 따스한 햇볕이 봄을 재촉하고 매화꽃이 피어나는 3월, 신학기를 맞아 각급 학교에서는 신입생이 입학하고 재학생은 한 학년씩 진급하여 새로운 포부로 공부할 시기이다. 이런 학생들이 열망하는 학습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하여 온몸으로 애써 주시는 선생님들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해에 타지로 유출되는 학생을 줄이기 위하여 김해교육지원청에서는 교장·교감협의회와 긴급 중·고등학교장 연석회의 및 중학교 3학년 부장회의를 잇따라 소집하였고 김해교육문화연구센터 주관으로 고교 진학설명회를 가지는 등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이 꾸준히 전개됐다.
 
그 결과 평준화 지역(동 지역) 고등학교에서는 2010학년도에 정원 4천40명에 3천956명이 지원하여 84명이 미달하였으나 2011학년도에는 정원 4천173명에 4천172명이 지원하여, 정원이 늘었는데도 1명밖에 미달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졸업생이 전년도에 비해 201명이 많아졌고, 김해제일고와 율하고가 신설된 것을 감안하면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이 실효(實效)를 거두었다고 본다.
 
학교 교육의 핵심은 수업의 충실일 것이고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학력 향상일 것이다. 학력이 향상되려면 교과에 정통한 교사, 배워보려는 의욕이 왕성한 학생, 학생의 진로를 개척해 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진 학교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학부모와 지방자치단체가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 만약 교사가 교과지도를 소홀히 하고 불공정한 평가와 일관성이 없고 열심히 지도하는 선생님을 왕따시키며 시기하는 선생님이 있다면 어찌 질 높은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우수한 교사가 많으면 우수한 학생이 오고, 우수한 학생이 있으면 우수한 교사가 모인다.
 
우수학생은 교육의 핵심인 수월성에 따라 우수학생이 모이는 집단이 있을 때 더욱 더 우수한 학생이 육성된다. 평준화된 상태에서는 학급 내에 학력차가 심하여 수월성 추구에 한계가 있고 거기다가 교사의 열성이 부족하고 학교장이 리더십을 잘 발휘하지 못한다면 자연히 우수학생은 이탈하기 마련이다. 우리 김해가 바로 여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염려된다.
 
우수한 학생이 모이게 하려면 먼저 인재가 없어서 그렇다고 할 것이 아니라 있는 재원이라도 잘 키우려는 특단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 노력의 결과가 중학교와 학부모·지역사회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외지로 나가는 우수 인재를 김해에서 가르칠 수 있다. 학교경영에는 학교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만약 일반계 고교에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학생의 학력 향상에 열의가 부족하고 연고지로나 갈 궁리로 어영부영하거나 자리에 연연하고 있다면 그 학교는 어떻게 되겠는가.
 
도교육청에서는 김해의 지역 특수성을 고려하여 일반계 고등학교의 학교장은 발령받으면 최소한 3년은 근무하도록 하여 전입할 때 입학한 학생의 졸업 때 진학 결과를 보고 전보시키는 '책임경영제'를 도입하거나, 명실상부한 인사권과 학생 모집 권한을 부여한 '공립 자율학교' 지정 등의 특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해에서 운영되는 여러 장학회도 인재 유출 현상을 어떻게 하면 억제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운영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고, 김해시에서도 서울로 유출되는 인재를 막기 위해 '학력선도학교'를 아낌없이 투자를 하는 인천시의 사례를 적극 연구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해의 희망은 지금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의 미래와 직결된다. 우수한 인재의 꿈을 붙들어야 한다. 이를 놓치면 날개가 부러진 새와 같이 되기 쉽다. 인재를 타지로 계속 보내면 김해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교육이 잘 되어야 그 도시가 번영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인데도 관련 기관들이 이를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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