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예지 청소년 기자가 대마도에 있는 조선 역관 추모비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봉사학생들 대마도 탐방
'한국에 돼지콜레라' 게시문 입맛 씁쓸
전망대 내 연대표 오류 수정 요청하기도


지역아동센터 봉사활동 중에 만난 선배들과 역사 탐방을 떠나기로 했다. 장소는 대마도로 정했다. 탐방 주제는 '전쟁의 상흔'과 '조선·일본의 연결고리인 대마도', '식민지 시대의 아픔'으로 정했다. 대마도에 있는 면암 최익현 선생의 순국비, 덕혜옹주의 결혼 봉축비, 조선통신사 기념비, 조선 역관을 태운 배의 침몰에 대한 추모비 등에 대해 사전조사를 했다.
 
대마도에 도착하니 입국장에서부터 마음이 씁쓸했다. 한국인 관광객 등 300여 명이 질서를 지키지 않고 입국장에 먼저 들어가려고 하다 보니 줄은 엉망이 됐다. 분위기는 소란스러워지고 입국 시간은 더 늦어졌다.
 
입국장 입구에 '한국에 돼지콜레라가 발생했으니 입국자는 조심하시오'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2월에 경상남도에서 돼지콜레라가 발생했지만 지금은 다 소멸이 됐다. 이 문구를 관심 있게 보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지난 2개월 동안 수천 명의 관광객이 대마도를 다녀갔을 텐데 아무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글이 게시돼 있었던 것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뒤 쓰시마 시청의 게시판에 이 표기를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여러 유적들을 둘러보며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조선통신사는 '미개한 일본'에게 엄청난 도움을 준 행사라기보다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문물을 소개했던 행사라고 생각했다. 덕혜옹주 기념비에서는 당시 제국주의 국가들의 틈바구니에서 외롭게 싸웠던 대한제국의 모습을 떠올렸다. 지금 이런 모습이 한반도 주변에서 다시 반복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한국 전망대에서 관람을 하던 중 한 여행 안내인이 "대마도는 본래 한국 땅이었다. 하루 빨리 우리 땅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정말 위험한 말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대마도는 한국 땅'이라고 거듭 주장을 하는바람에 대마도에서는 전에 없었던 '대마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표식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한국 전망대 안에 한반도와 일본의 연대표 비교 표기가 있었다. 거기서 심각한 오류들을 몇 가지 찾을 수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일본의 역사 왜곡을 느끼게 했다. 1876년 부분에 강화도 사건이라고 나타나 있었는데 이는 강화도 조약으로 바꾸는 것이 옳다. 이 조약은 일본이 정한론을 내세우며 계획적으로 운요호 사건을 일으킨 뒤 불평등하게 맺은 조약이다. 이에 대해 여행을 마친 뒤 대마도 부산사무소에 수정을 요청했다.
 
수천 명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필수 경로로 다녀가는 곳에 잘 못 된 여러 표시가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주변 국가에 역사 왜곡이 발생하면 감정적으로 맞설 게 아니라 올바르고 객관적인 역사 인식을 갖고 보다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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