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진학 실패 때 인문계 가게 돼
인문 상위·하위권 격차 커 교실불안
사립 인문계·기숙형 증설 방안도 시급


김해의 현직 고교 교장 2명을 만나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는 김해 교육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들어봤다. 이들의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처리한다.
 
A 교장은 "김해건설공업고등학교, 김해생명과학고 등 특성화 고교들은 정원이 제한돼 있다. 특성화 고교에 지원한 학생이 진학에 실패할 경우 인문계 고교로 가게 된다"면서 "이런 학생들 중에는 학습 수준을 떠나 공부에 아예 의욕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연히 학습 태도와 분위기로 이어진다.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니 상위권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 교장은 "인문계 고교에서는 상위권과 하위권의 성적 차이가 심하게 난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수준별 수업 진행은커녕 학생들을 관리하는 일만 해도 버거워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해교육지원청과 각 학교 교장 등은 김해지역 고등교육 여건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김해시가 나서지 않는 한 이들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A 교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B 교장은 김해지역 고교의 학급당 학생 수부터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급당 학생 수가 35명인 자율형 공립고교를 제외한 나머지 인문계 고교의 경우 학급당 학생 수가 38명이 넘는다"면서 "인문계 고교의 학급당 학생 수를 30명으로 제한해야 한다. 나머지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찾을 수 있도록 2차 모집을 통해 특성화 고교에 진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B 교장은 사립 인문계 고교의 부족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상위 5% 이상의 학생들은 학습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진학한다. 그런 이유로 거창, 함안 등의 기숙형 고교로 갔다가 적응을 하지 못해 다시 김해로 돌아오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면서 "사립 인문계 고교와 기숙형 고교를 증설해 상위권 학생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사립 고교와의 경쟁을 통해 공립 인문계 고교도 내실을 다질 계기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B 교장은 또 김해의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김해시의 역할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김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 다른 시·도에서는 지역의 우수한 학생이 서울 등 수도권에 진학할 경우 생활비나 장학금 등으로 지원을 한다. 이렇게 도움을 받은 학생들은 나중에 커서 지역 발전에 관심을 갖는다. 김해지역 중학교 졸업생들의 다른 지역 유출 문제를 학교와 교육청만의 문제로 보면 안 된다. 김해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