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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한 푼도 못 쥐고 꽃밭 갈아엎어야 할지도…"재배 현황과 농가 위축 원인
  • 수정 0000.00.00 00:00
  • 게재 2014.03.04 15:25
  • 호수 163
  • 3면
  • 김명규 기자(kmk@gimhaenews.co.kr)

시들어가는 김해의 화훼농업

김해는 경남 최대의 꽃 생산지다. 2012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경남의 총 화훼 재배 면적 중 김해가 차지하는 비중은 51.9%나 된다. 경남의 화훼재배 면적의 절반 이상이 김해에 분포해 있는 것이다. 전국 화훼 재배 면적 중에서는 10.9%에 이른다. 김해 화훼 재배 면적의 80%는 대동면에 몰려 있다. 대동면이 경남 최대의 꽃 생산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김해 화훼 산업에 대한 김해시와 김해지역 화훼농가들의 자부심은 높지만 실제 화훼농가들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경기침체 탓 수요감소에 저가수입 밀물
난방비가 재배비용 절반 차지 "헛농사"
시설은 낡아가고 보조금은 줄어 한숨만

 

   
▲ 그래픽=박나래skfoqkr@

■ 경기 침체와 수입 꽃의 공습

2, 3월은 1년 중 꽃 소비가 가장 많은 시기다. 졸업식과 입학식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화훼농가들이 연 매출의 40%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는 '황금기'가 이 때다.
 
하지만 대동면 화훼 농가들의 표정은 좋지 않다. 오히려 농민들은 3~4년 전에 비해 소득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푼도 못 벌고 꽃밭을 갈아엎어야 될지도 모르겠다"며 걱정을 토로하는 농민도 있다.
 
농가들이 한숨을 내쉬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 침체에 더해 꽃보다 실용적인 선물을 원하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꽃 소비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조화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향기가 나는 비누 꽃,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사탕 꽃 등이 인기를 끌면서 생화의 자리가 위협당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의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꽃 소비액은 1만 5천 원에 불과했다.
 
농협중앙회 부산화훼공판장에 따르면 지난 1~2월 부산지역의 꽃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3월에도 큰 기대를 걸 수 없다는 것이 공판장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2000년대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중국산 국화 등 저가 수입 꽃이 국내 화훼시장을 50% 이상 점령했다. 부산화훼공판장 관계자는 "앞으로 수입 꽃의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국내 화훼농가의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 유가·전기료 인상 등 큰 부담
화훼 농사는 수요가 많은 시기에 맞춰 출하를 해야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화훼농가들은 출하시기를 맞추기 위해 온실 난방에 많은 비용을 쓴다. 지난해에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화훼 재배 경영비 중 난방비 비율은 44%로 채소, 과일 재배 농가보다 10~2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가 거듭될수록 치솟는 유류비는 화훼농가들의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2000년에 L당 평균 377원이었던 면세경유 가격은 2008년 1천25원, 지난해 1천144원으로 해마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농업용 전기요금을 3% 인상하면서 화훼농가의 전기료 부담도 커졌다. 인상 전에는 ㎾당 1천150원의 요금을 냈지만 지금은 ㎾당 1천185원을 내고 있다. 대동면의 화훼농민 김원효(55) 씨는 "2010년에 화훼온실 난방비, 전기료로 350만 원을 지출했다. 지난 1월에는 420만 원을 썼다. 유류비, 전기료가 오른 탓에 하우스비닐(필름) 값과 파이프 보수비용도 지난해에 비해 5~10%가량 올랐다"고 토로했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농가들도 적지 않다. 채소나 과일 재배에 비해 손이 많이 가는 화훼농사는 꽃가지 접목 등의 까다로운 기술을 익혀야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낮은 인건비를 받고 까다로운 화훼농사를 돕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대동면 예안리에서 장미재배를 하고 있는 안영달(72) 씨는 "꽃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 일을 하기란 쉽지 않다. 기술이 없는 사람을 고용하면 지출하는 인건비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화훼농가에선 일손이 부족해도 사람을 쓰지 않고 직접 화훼농사를 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재배시설 노후화에 보조금도 줄어 한숨
비닐하우스 등 재배 시설의 노후화도 화훼생산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대동면 화훼농가의 대부분이 20~30년 전에 설치한 화훼 재배 시설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 농업경영과 이병은 계장은 "노후화된 시설을 보수해서 사용하는 농가는 현대화 시설을 갖춘 농가에 비해 난방비와 인건비 지출이 높을 수밖에 없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오랫동안 유지됐던 토양도 햇볕을 장기간 받지 못한 탓에 지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화훼농가의 시설 현대화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정작 화훼농가에 전달되는 지원금은 해마다 줄고 있다. 2011년 화훼 시설 현대화 사업에 지원된 시·도 예산은 3억 1천118만 원이다. 이중 시비는 1억 8천671만 원, 도비는 1억 2천446만 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화훼 시설 현대화 사업에 지원된 예산은 시비 1억 5천391만 원, 도비 1억 260만 원을 포함해 총 2억 5천652만 원이다. 2년 전에 비해 5천500만 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 계장은 "화훼농가에서 화훼 시설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시설비용 중 자비 50%를 부담해야 시·도의 예산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자비 부담이 너무 무거워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농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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