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동리 유적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들. 칠궁과 판갑옷, 통형동기 등이 나왔다.

김해 양동리 유적(사적 454호)에서 삼국시대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판갑옷 등 중요 유물이 출토됐다.
  
김해 대성동고분박물관과 공동으로 발굴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국립김해박물관은 양동리 유적에서 나무널무덤 등 변한 단계의 무덤 39기와 삼국시대의 덧널무덤 2기 등이 확인됐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8일까지 진행된 이번 발굴은 문화재청의 사적정비 계획에 따른 것으로, 유적의 분포범위 확인과 나무널무덤의 발굴을 위해 모두 네 개 지구로 나뉘어 실시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실제 유적의 분포범위가 확인됐다. 특히 유적의 동쪽 경계와 남쪽 경계는 현재 지정돼 있는 사적범위보다 넓은 것이 명확해졌다. 1지구의 구릉 말단부에서 나무널무덤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보아, 현재 사적구간에서 제외된 양동마을지역까지 나무널무덤이 존재하는 것으로 국립김해박물관 측은 추정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박물관 측은 2지구에서 7세기의 돌방무덤이 확인돼 유적의 조영연대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무덤에서는 칠궁, 판갑옷, 통형동기 등의 중요 유물이 출토됐다.
 
1지구의 21호 나무널무덤에서 확인된 칠궁(漆弓)은 길이가 176㎝에 달하는 대궁으로, 목재에 동물의 가죽을 감고 그 위에 옻칠을 한 것이다. 이는 창원 다호리 나무널무덤에서 발견된 길이 170㎝의 대궁과 유사하다.
 
이에 대해 국립김해박물관 박진일 학예연구사는 "이렇게 큰 활은 많이 출토되지 않는다"며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크기로 보아 세워놓고 사용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칠궁이 출토된 나무널무덤은 기원후 2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판 6매를 덧대 만든 나무널무덤은 변한시대에 처음 제작돼 2세기 후반에는 나무곽무덤 형태로, 이후 삼국시대에는 규모가 큰 덧널무덤으로 변화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조사로 인해 나무널무덤에서 덧널무덤으로 변화된 양상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4지구 1호 덧널무덤에서는 판갑옷·투구와 함께 통형동기와 미늘쇠가 출토돼 최고위층의 분묘임이 확인됐다. 우선 판갑옷과 투구는 장수 또는 집단의 우두머리 등 지배계층이 호신용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유물은 지난 1990년 발굴조사에서도 출토된 바 있다.
 
통형동기는 통모양 청동기 안에 구슬을 넣어 흔들면 소리가 나는 것으로, 제의 또는 제사시 사용된 의식구이다. 반면 미늘쇠의 쓰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새를 형상화한 의식구로 보는 이들이 있는 반면, 창 끝에 미늘(낚시바늘)이 달린 것으로 보아 보병이 기병을 말에서 끌어낼 때 사용된 무기로 보는 이들도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양동리 유적의 주요 분포지역과 유적 전체의 분묘 조영 패턴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토대로 향후 유적의 관리와 보존을 위한 심도 깊은 조사·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효진 기자 atda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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