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몸을 서서히 마디마디 갉아먹는 당뇨병. 진단과 치료에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여지없이 온갖 합병증으로 심신을 황폐화한다. 그래서 무서운 병이다.
 
당뇨병 환자의 전형적 증세는 다뇨(多尿), 다음(多飮), 다식(多食) 등 '3다(多) 현상'.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식후 피로감 등 경미한 증세만 있고 전형적인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병을 키우게 된다. 당뇨병 환자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음식 섭취와 관리에 대해 알아보자.


과일 속 당 섭취하면 당분으로 작용
주스 형태는 섭취 빨라 생과일이 나아
유산소운동은 인슐린 작용에 도움돼
혈당·합병증 유발 담배·술 절대 금지
콩·토마토 등 당질지수 낮은 음식 권장


■ 과일주스 보다는 과일을 선택하자

▲ 과일 속의 당도 체내에 흡수되면 당분으로 작용하므로 당뇨환자는 과다섭취를 하지 않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과일은 자주 섭취하면 건강에 매우 좋다고 알려져 있다. 과일에는 노화를 늦춰 주는 항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뇨 환자에게 과일은 어떤 영향을 끼칠까? 흔히 '과일의 당은 설탕이나 다른 당과는 달리 당뇨 환자에게 아무런 나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과일 속의 당분 또한 인체에 들어오면 당분으로 작용하지 결코 비타민이나 무기질로 작용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과일에는 당분이 많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혈당치가 급격하게 올라가 혈당 조절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과일의 1회 섭취량은 50㎉ 정도가 적당하다. 과일별로 보자면 포도 19알, 거봉포도 11알, 중간크기 사과 3분의 1개, 작은 크기 연시 1개 등이다. 섭취 횟수는 하루 1~2회 정도가 바람직하다.
 
특히 과일을 주스로 갈아 마시면 오히려 당뇨에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일과 과일주스의 영양소 함유량은 비슷하지만, 과일은 고체이고 과일주스는 액체 형태이기 때문에 위를 통과해 장으로 흡수되는 시간이 빨라 갑작스럽게 혈당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과일에는 식이섬유소도 들어있으므로 주스 형태보다는 생과일로 먹는 게 혈당 조절에 좋다.
 

■ 설탕 대신 유산소운동을!
비만이라 생각되면 빨리걷기, 등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이들 운동은 몸속의 지방을 분해시켜 배출시키는 유산소운동이며 다리 근육도 강화시킨다. 근육이 강화되면 몸의 구석구석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게 돼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 오후 9시 이후 식사나 단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담배는 뱃속을 기름지게 만들므로 끊는 것이 좋다.
 
당뇨병 관리의 첫 번째 수칙이 '혈당 조절'인 만큼 설탕이 든 음식은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 설탕이 많이 든 음식에는 꿀, 잼, 케이크 외에도 사탕, 초콜릿, 젤리 등 과자류, 콜라, 사이다 등 청량음료류, 모과차, 유자차 등이 있다.
 
설탕은 환자의 혈당을 급격하게 올린다. 설탕 대신 식초, 겨자, 계피, 후추, 생강 등을 적당히 이용하고 단맛을 낼 때에는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안전한 인공감미료를 조금만 사용한다.
 
통조림 등 가공식품보다는 제철에 나는 신선한 재료로 조리하는 게 좋다. 육류의 기름 부분은 떼어내고 닭은 껍질을 벗겨 사용한다. 튀김음식을 할 때 밀가루 반죽은 적게 하고, 음식 재료는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사용한다. 음식을 내어 놓을 때에는 접시에 조금씩만 담는 것이 기본이다.
 
술은 당뇨병 환자에게 '금기 사항'이다. 혈당 조절이 잘 되는 당뇨병 환자에게만 소량 허용될 뿐 대부분의 환자에게 알코올은 간 및 췌장 질환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담배 역시 당뇨병의 대혈관 합병증 진행을 촉진시키므로 삼가야 할 대상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박철 부원장은 "비만한 40세 이상 성인이나 가까운 친척 중 당뇨병 환자가 있는 사람 또는 갈증·다뇨·피로·체중감소 등이 있는 사람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며 "고혈압·췌장염·담석증 등이 있는 사람은 1년에 1~2차례 혈당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GI(당질 지수) 알고 음식 섭취하기
전문의들은 당뇨 환자들에게 GI(당질 지수)가 낮은 식품을 먹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GI란 공복 상태에서 포도당 50g을 섭취했을 때 두 시간 동안의 혈당 변화를 100으로 정하고 다른 탄수화물 식품 50g을 섭취했을 때의 혈당 변화를 지수로 만든 것인데, GI가 낮을수록 혈당 상승이 낮고 인슐린 분비가 적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의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인슐린 비의존형인 2형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질병의 위험은 GI 식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식품농업기구(FAO)도 개발도상국가의 국민은 심혈관계 질환, 당뇨, 비만과 같은 가장 흔한 질병의 유행을 막기 위해서 GI가 낮은 식단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당뇨 환자에게 권장되는 1회 섭취 음식물의 GI는 50 이하. 일반적으로 GI 70 이상을 높다고 하며, 56~69를 중간 정도, 55 이하를 낮다고 분류한다. 먹는 음식의 형태, 음식 입자의 크기, 가공 과정 등이 GI 수치를 결정하는 요소들이다. 보통 가공 과정을 적게 거칠 수록 GI 수치가 낮다.
 
박 부원장은 "빵과 국수, 라면과 같은 밀가루 식품은 GI가 높은 대표적인 식품이므로 당뇨 환자들은 피해야 한다"며 "콩, 사과, 바나나, 고구마, 토마토는 GI가 낮은 건강식품이므로 당뇨 환자들의 식단으로서 권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메디체크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박철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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