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순덕 동장이 봉황대에 올라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회현동을 가리키고 있다.

"가야문화는 회현동의 자랑이면서 또 동시에 족쇄입니다. 유적지가 있는 탓에 도시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주민들은 도시를 떠나고 있습니다. 현재 회현동 전체 인구는 9천500여명으로 이마저도 매년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시가 회현동을 되살릴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회현동은 '역사'와 '문화'의 도시다. 지리적으로 김해 중심부에 위치한 '회현동'은 가야문화의 발상지다. 과거의 번영을 반영하듯 회현동 거리 곳곳엔 현재까지도 수로왕릉 등 많은 가야시대 유적지가 산재해 있다. 이를 특화하기 위한 역사문화 공간도 잘 조성돼 있다. 가야국 당시 원형에 맞춰 복원된 봉황동 유적터와 패총 전시관이 대표적이다. 비록 가야시대는 아니지만, 조선시대 조상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지어진 '김해한옥체험관'도 회현동의 역사 도시적인 풍모를 더한다.
 
하지만 '과거'란 때론 '현재'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현재 회현동 대부분 지역은 타 도심지에 비해 지나치게 낙후돼 있는 상태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도시개발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임한 회현동주민센터 노순덕 동장은 '문화재 도시'가 가지는 이중성을 지적했다.
 
"문화재 보호구역에 있는 도시는 문화적 가치가 올라가는 반면, 도시 전체의 경제적 가치는 떨어집니다. 도시개발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건축허가가 나지 않으니 주택이 오래 돼도 개선할 방법이 없습니다. 열악한 주거환경을 견디지 못하는 주민들은 도시를 떠나고 도시환경은 이로 인해 더욱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현재 '회현동'에 있는 주택 대부분이 오래 전 지어진 단독주택으로, 주민들 역시 매년 인근 신도심으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노 동장은 또 인구가 줄고 집값이 떨어지면서 저소득층 인구가 상대적으로 급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싼 집을 찾아 들어오는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익률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도시가스, 심야전기 등 도시 기반시설물의 설치가 미뤄지면서 도시 환경은 더욱 나빠지고 있습니다."
 
노 동장은 '역사보존'과 '도시개발'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법으로 '도시 디자인'을 제시했다. 그는 "간판을 깔끔하게 정비하고, 길에 가야문양을 새겨 넣는 등 도시 디자인을 새롭게 함으로써 유적지를 훼손하지 않고 동시에 도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시가 회현동 도시디자인 재설계 작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회현동은 문화유적지가 많고 한옥체험관 등 관광자원도 많지만 이를 상품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레길 등 문화자원을 포괄할 수 있는 아이디어 사업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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