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현동패총전시관 안내판이 검은 스프레이 페인트로 훼손돼 있다.
회현동 패총전시관 시설 관리 허점
안내판은 스프레이 페인트로 망가져
조명시설도 군데군데 파손된 모습


대학에 진학하면 전공으로 고고학과를 선택할 생각이다. 가야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 인제대학교 고고학과 이영식 교수로부터 지난 겨울방학 동안 많은 조언과 지도를 받기도 했다.
 
최근 주말을 이용해 회현동 패총전시관을 방문했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 철기시대의 대표 유적지다. 가야인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질들이 생활 쓰레기와 함께 쌓인 곳이다. 수많은 조개껍질과 가야 토기의 파편들 그리고 생활 도구들이 이곳에서 출토됐다고 한다. 전시관 안팎의 곳곳을 돌다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눈에 띄었다. 먼저 시설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안내 게시판에 누군가가 스프레이 페인트로 낙서를 해놓은 게 보였다. 유적에 대한 설명이 적힌 전시관 입구 안내판은 스프레이 페인트로 훼손이 되어 있었다. 검은색 스프레이로 안내판 한쪽 글씨가 보이지 않게 만들어놓았다. 조명 시설 등이 파손된 모습도 군데군데에서 볼 수 있었다. 야간에 조명을 밝힐 경우 파손된 부분이 이상하게 비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됐다. 김해시청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오래 동안 방치한 것 같았다. 시설 관리자가 매일 한 번이라도 이곳을 둘러봤다면 충분히 발견할 수 있을 텐데 고쳐지지 않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시관 내부에는 설명 자료가 부족했다. 우리는 미리 패총에 대해 조사를 하고 방문을 했기 때문에 유적과 유물에 대해 이해가 됐지만, 다른 지역 청소년들이 전시장을 방문하면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적과 유물에 대한 설명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전시관 옆에 있는 전시관 준공 표지석에는 2006년 13억 원을 들여 공사를 하였다고 적혀 있었다. 1992~2005년 부산대학교와 경남고고학연구소에서 많은 시간과 인력을 들여 발굴한 유적지의 전시관을 이렇게 방치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김해 시민의 한사람이자 고고학을 전공하려는 학생으로서 과연 무엇이 필요한가에 생각해 보았다. 김해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야의 유적과 유물을 소중히 여기는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었다. 4월에 열릴 예정인 가야문화축제를 성대하게 개최하는 것이 급한 일인지, 가야의 유적과 유물에 모두 관심을 갖고 보존하는 데 앞장서는 게 중요한 일인지 모두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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