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 유해성분 닿아 결막염 유발
점막 손상되면 바이러스·세균 침투
2차 감염으로 인한 염증 등 질환 유발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저하 우려
외출 땐 안경·선글라스 착용 도움

초등학교 체육 전담교사인 최수경(가명·37) 씨는 얼마 전부터 눈이 따갑고 간지러운 증상이 나타났지만 좀체 나아지지 않았다. 체육수업 대부분을 운동장에서 하는 탓에 하늘이 뿌옇게 흐려지는 날이면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 그는 결국 안과를 찾았다. 검사 결과 미세먼지에 의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봄이 완연해지는 이맘 때 쯤이면 찾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눈에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몸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 특히 노출이 불가피한 눈의 경우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 황사와 미세먼지의 유해 성분

▲ 봄철엔 미세먼지와 황사 탓에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눈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으므로 인공눈물로 자주 씻어내고 외출 후에도 세안을 깨끗이 해야 한다.
미세먼지의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특히 '슈퍼 황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건강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황사특보 중에서 황사주의보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먼지 농도가 ㎥당 400마이크로그램(㎍) 이상의 농도로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인 황사경보는 ㎥당 80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서울 지역은 초미세먼지(지름 2.5㎛ 이하)의 농도가 85㎍/㎥ 이상인 상태를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세 번이나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는 이 같은 피해가 지속될 전망이다.
 
황사란 봄철에 중국이나 몽골 사막에 있는 모래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날아와 우리나라 대기에 유해물질을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황사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에는 중금속을 포함한 미세먼지를 동반해 호흡기와 피부, 안과 질환 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황사에 포함된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 미세먼지 등은 인체에 매우 유해한 성분이어서 눈에 닿으면 결막염 등 안과 질환을 일으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 5년 간 결막염 환자 진료 건수가 2월에 비해 3월에는 15.9%, 4월에는 16.9% 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황사가 최고조에 달하는 봄철에 안과 질환 발생률이 높은 것이다.
 

■ 결막염 유발하는 황사와 미세먼지
봄철에 황사바람이 불어오는 시즌이 되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눈 질환이 결막염이다. 결막염은 황사와 미세먼지 속에 섞여 있는 오염물질 때문에 발생한다. 아황산가스나 석영, 마그네슘, 규소, 알루미늄, 철, 납, 카드뮴, 다이옥신 등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눈에 닿으면서 안질환을 일으킨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유형은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다. 황사와 미세먼지 속에 함유된 오염물질이 눈의 결막에 접촉하면서 과민반응을 일으켜 발생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걸리면 눈이 가렵거나 눈물이 나고, 눈곱이나 끈끈한 분비물이 나온다. 심하면 결막이 부풀어오르기도 한다. 평소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각막이 건조하면 각종 먼지와 오염물질이 달라붙기 쉽고 눈물도 부족해 이물질을 제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각막염, 각막궤양 등이 나타나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도 있다. 전문의의 진단을 받지 않고 임의로 안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녹내장이나 백내장처럼 더 큰 병으로 전이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극성 결막염은 황사와 미세먼지 자체에 포함된 중금속 때문에 발생한다. 눈이 충혈되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증상을 보인다.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로 눈 점막이 손상되면서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투해 발생하는 감염성 결막염도 있다. 심한 충혈과 함께 노란 눈곱이 많이 끼는 특징을 보인다.
 
부산 서면 굿모닝백이안과 백태민 원장은 "황사바람에 포함된 이물질이 눈에 들어가게 되면 각막과 결막의 상피세포를 덮고 있는 얇은 막이 자극을 받아 염증 및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눈의 피로가 심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결막염에 더 자주 걸리기 쉽다"고 설명했다.
 

■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관리
입자가 작은 황사와 미세먼지를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힘들다.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밖에 나갈 때는 눈을 보호할 수 있는 안경이나 선글라스 등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도 이 시기에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눈이 따갑거나 이물감이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손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손에 의해 자극을 받게 되면 2차 세균 감염이 일어나거나 각막에 상처가 날 수도 기 때문이 이럴 때는 인공눈물로 눈 표면의 이물질을 씻어내는 게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외출 후 귀가했을 때는 얼굴, 손, 발 등을 깨끗이 씻고 인공눈물로 눈을 헹궈내야 한다. 면봉을 이용해 속눈썹 라인을 따라 가볍게 닦아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약 가려움증 등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되면 얼음찜질팩으로 마사지를 해주면 좋지만,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를 위한 것이므로 안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노란 눈곱이 끼거나 흰자위 충혈이 심하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백 원장은 "눈의 수분이 부족하면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침투하기 쉽다. 게다가 눈물이 부족하면 눈에 달라붙은 먼지와 오염물질을 씻어낼 수가 없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미세먼지나 이물질이 달라붙기 쉽고 눈도 쉽게 건조해진다. 8시간 이상 계속해서 렌즈를 착용하지 말고 보호안경을 사용해 황사와 직접적인 접촉을 피해야 한다. 또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해 자연스럽게 눈을 세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부산 서면 굿모닝백이안과 백태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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