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호르몬 분비 증가로 모공 넓어져
노폐물 쌓이기 쉬워 화장품 선택 신중을
남용 땐 여드름 유발에 피지 배출 방해
스킨·로션 등 기초화장만으로도 충분
자외선 차단 선블럭은 SPF 낮은 걸로

올해 중학교 3학년인 다현이는 매일 아침 비비크림과 틴트 바르는 것을 잊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선생님에게 들키지 않을까 하고 고민하고 이마 위에 불거진 여드름도 신경 쓰이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비비크림과 틴트는 기본이다. 하지 않는 애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하는 다현이는 "심지어 휴일이면 광채밤에 아이라이너와 마스카라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귀뜸한다.
 
화장하는 10대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킨과 로션을 바르는 게 전부였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요즘 청소년들은 다양한 기능성 제품은 물론 메이크업에도 관심이 많다. 하지만 성인과는 다른 피부를 가진 청소년들에게 화장은 피부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10대의 화장, 과연 괜찮을까.
 

■ 청소년기 피부의 특징과 유해 요인

▲ 호르몬 변화가 급격한 청소년기에 정확한 정보 없이 화장품을 남용하게 되면 피지 배출을 방해하고 모공에 노폐물이 쌓여 각종 피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부터는 호르몬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지고, 남성호르몬 또는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증가돼 결국 피지선과 모발이 발달한다. 이때 모공이 넓어지게 돼 노폐물이 쌓이기 쉽다. 이런 청소년 시기에 정확한 정보 없이 화장품을 남용하게 되면 피부에 문제가 일어나기 십상이다. 연약한 청소년들의 피부에 성인용 파운데이션이나 블러셔, 아이라이너 등을 사용하면 강한 자극 때문에 여드름 등이 생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피지 분비가 많은 상태에서 두껍게 화장을 하면 피지의 원활한 배출을 방해해 여드름 등 각종 피부 부작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학업이나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는 피부 면역력을 약화시켜 염증을 쉽게 일으킨다. 자외선 및 환경오염, 텔레비전·컴퓨터·스마트폰 등으로 인한 전자파, 흡연 등의 유해환경은 정상 세포의 재생을 변화시켜 피부 장벽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각종 피부 질환의 원인이 된다.
 
식생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서양식 음식 중 우유·치즈·요쿠르트 등의 유제품과 밀가루 음식에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의 함량이 많아 여드름을 유발한다. 아토피 등의 습진성 병변도 악화시킨다. 또 무분별한 다이어트와 정크푸드(열량은 높지만 영양가는 낮은 패스트푸드·인스턴트 식품) 섭취는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성장기에 상대적 영양결핍을 일으킨다. 이때 피부도 영양결핍 상태가 돼 면역력 저하로 인한 균 감염 및 염증성 병변이 잘 생기며 회복력 또한 떨어지게 된다.
 
닥터초이스의원 최길호 원장은 "청소년기에는 피부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변비, 과민성 대장증후군, 특별한 원인이 없는 복통, 두통 및 현기증, 만성피로, 척주 통증 등이 느껴진다면 피부의 건강상태에 대한 적신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청소년기 피부 화장법
▷세안제:화장의 기본은 세안이다. 아침에 유분이 많지 않을 경우는 물 세안만 해도 충분하다. 거품이 많은 제품에는 계면활성제가 많이 함유돼 있어 피부 자극이 심할 수 있다. 거품이 적고 사용 후 미끈거리는 느낌이 남는 세안제를 사용해야 피부 자극이 적고 보습력이 좋다. 화장을 한 경우에만 전용 클렌저를 사용해야 피부 손상을 막을 수 있다.
 
▷기초화장:세안 직후 기초화장은 스킨과 로션 혹은 스킨과 크림이면 충분하다. 스킨은 세안 직후 피부의 pH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최대한 빨리 사용해야 한다. 직후 보습제로는 로션이나 크림을 바르면 된다. 보습제는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아니라 수분이 빠져 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제품이므로 1분 이후에 사용하는 것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된다.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춰 유수분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센스·아이크림 등 기능성 화장품:화장품에는 피부에 유익한 성분도 많지만 보존제와 같이 유익하지 못한 성분들도 많다. 특히 기능성 화장품의 경우 유효성분을 깊숙히 침투시키기 위해 계면활성제가 첨가돼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청소년 시기에는 좋은 성분을 추가하는 것보다 유익하지 못한 성분을 빼주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적이다. 여드름이 많은 경우 스팟제품을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에센스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기능 좋은 로션이나 크림 한가지만 기초화장품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블럭:자외선에 노출된 피부는 검게 그을리는 태닝 현상부터 피부암까지 일으킬 수 있다. 햇빛에 피부를 오랫동안 직접 노출시키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선블럭 제품에는 백탁현상(하얗게 변하는 현상)이 있는 물리적 차단제와 백탁현상이 없는 화학적 차단제가 있다. 물리적 차단제는 피부 자극이 없어 어린이도 사용할 수 있지만, 화학적 차단제는 SPF(태양광차단지수) 수치가 높을수록 피부에 더 자극적일 수 있다. 선블럭은 SPF가 높지 않은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요즘엔 선블럭 기능이 있는 메이크업 제품들이 많다. 하지만 이를 믿고 선블럭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큰코를 다칠 수 있다. 선블럭 기능이 있는 BB크림은 선블럭이 아니라 BB크림일 뿐이다.
 
▷메이크업:메이크업 베이스나 BB크림, CC크림 등의 리퀴드(유동성) 파운데이션은 모공을 쉽게 막아 노폐물 배출과 피지 분비를 방해한다. 청소년의 경우 클렌징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모공 안의 화장품은 부패할 수도 있다. 이는 여드름의 주범이 된다. 또한 경제력이 없는 청소년 시기에는 여러가지 화장품을 사기 위해 자신의 피부에 맞지 않은 값싼 제품만 찾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차라리 본인의 피부색과 제일 유사한 콤팩트 타입의 파운데이션 한 가지만 사용하는 것이 모공 건강에는 조금이나마 덜 해롭다. 또 반드시 전용 클렌저를 함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색조화장:마스카라, 아이라이너, 쉐도우 등은 반복해서 사용할 경우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피부 착색 및 주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틴트는 전용 리무버를 사용하더라도 잘 지워지지 않고 피부에 오랫동안 남아 있게 된다. 색조화장은 피부 건강을 위해 반드시 피해야 한다.
 
▷결점 커버용 제품:성인의 경우 주근깨, 잡티 등을 가리기 위해 컨실러를 주로 사용한다. 청소년의 경우 여드름이나 흉터에까지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컨실러의 경우 피부 트러블을 악화시키므로 성인용이 아닌 청소년용 컨실러를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한다. 여드름이나 흉터에는 화장품이 아닌 얇은 하이드로콜로이드 밴드를 붙여야 한다.


도움말=닥터초이스 최길호 원장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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