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시민 등 관람객 인산인해 이뤄
다양한 시설·프로그램 눈길 끌어



가야의 건국신화가 깃든 구지봉 기슭에 자리 잡은 국립김해박물관은 1987년 7월 29일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 전시하기 위한 고고학 중심의 박물관으로 만들어졌다. 그동안 전시와 함께 연극, 영화, 어린이 대상 무료 체험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김해 시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아주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국립김해박물관이 재개장을 한다는 소식이었다. 평소 박물관 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회현동 패총 등을 방문하는 등 김해 유적지 보존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재개장 소식은 더욱 기쁜 일이었다.
 
지난 5일 부푼 마음을 안고 김해박물관으로 향했다. 김해지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 등 많은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즐거운 마음으로 박물관을 둘러보고 있었다. 아직 가야사가 학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관람객들이 흥미어린 눈으로 유적과 유물을 살피며 자원봉사자들의 설명을 듣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는 한국사에서 가야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거라는 희망을 찾아보기도 했다.
 
상설전시실에 들어서는 순간, 독립기념관 전시실 못지 않은 시설과 프로그램에 놀라고 말았다. 1층에는 '가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2층에는 '가야와 가야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프로그램이 꾸며져 있었다.

▲ 재개관한 김해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자원봉사자로부터 유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1층은 구석기시대부터 신라 문화까지 각 주제별로 특징을 알기 쉽게 구성이 되어 있었다. 1실은 낙동강 하류에서의 선사문화, 2실은 가야의 여명, 3실은 가야의 성립과 발전이었다. 유물 옆에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장치를 만들어 관람객들의 이해도를 높이도록 해놓았다.
 
2층은 가야를 보다 세분화시켜 총 4가지 주제로 구성을 했다. 가야 사람들의 삶과 철의 왕국 가야, 해상왕국 가야 유적과 유물을 전시하고 있었다. 전체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선사 시대부터 가야의 발전까지 관람객의 동선에 따라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아 가야를 모르는 사람들도 박물관 관람을 통해 역사 속의 가야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김해박물관을 관람하고 있던 구산중 3학년 고석준 학생은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영상 설명이 인상이 깊었다"고 말했다. 구산중 2학년 박강태 학생은 "평소 가야사에 관심이 많지는 않았지만 박물관에서 가야가 위대한 해상왕국이었다는 점을 알고 매우 놀랐다"며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해박물관의 김혁중 학예사는 김해박물관의 재개관에 대해 "예전보다 많은 유물을 확보했다. 특히 주제가 있는 각각의 관별로 전시를 하며 멀티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연중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가야사에 대한 흥미를 더욱더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많은 비용과 인력을 확보해 재개관을 했지만 주말 이외에는 관람객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평일에도 김해의 초·중·고등학생들이 체험활동으로 박물관을 관람 할 수 있도록 김해시교육지원청과 협의를 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이러한 체험활동을 통해 김해시 뿐만 아니라 경상남도 청소년들이 그동안 소외됐던 가야사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고 역사 속의 해상왕국 가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것이라 확신한다.

김해뉴스 /한민찬(가야고)·송영환(삼문고)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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