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련)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혁 공천'을 천명했다.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기초자치단체장 등에게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깨끗한 신인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뜻이다. 김해에서는 새정련 후보들이 김맹곤 현 시장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개혁 공천을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안철수 공동대표 '직접 공천 ' 선회 이후
김해시장선거 예비후보들 '김 견제' 뚜렷 

■ 안철수 "능력 있는 신인 반드시 추천"
새정련은 지난 13일 최고위원 회의를 열었다. 새정련은 중앙당에 '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를 구성, 기초자치단체장을 직접 공천하기로 했다. 현역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에는 업무 성과를 평가하고 자격을 심사해 공천 여부를 결정짓기로 했다. 종전에는 시·도당에서 기초단체장 공천을 주도했지만, 이번에는 중앙당이 공천을 진두지휘하겠다는 뜻이다.
 
뇌물, 알선수재, 공금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성범죄 등 5대 범죄 경력자에 대해서는 전과기록이 말소되었다 하더라도 공천을 주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후보 본인뿐만 아니라 친인척, 측근의 범죄에 대해서도 경우에 따라 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기도 하다. 호남 지역의 경우, 전북에서는 현역 기초단체장들 중 절반이 본인, 친인척, 측근 등의 비리 의혹에 휘말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명망이나 경력이 화려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역 주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신인이 있다면 반드시 추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새정치의 노선에 맞는 개혁적인 후보를 선정해 혁신 공천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개혁 공천'은 안철수 측 인사들을 배려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 측 인물들은 인지도와 조직력 측면에서 옛 민주당계인 현역 기초자치단체장들보다 열세이기 때문이다. 안 의원 측에서는 '국민 여론조사 100%', '권리당원 50%+국민 여론조사 50%' 등의 방식으로 기초선거 경선을 치를 경우 옛 민주당계에 일방적으로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5 대 5' 통합정신을 바탕으로 경선에 나설 후보들에 대한 예비심사를 강화해 정치 신인의 진입을 도울 제도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준규(왼쪽), 송윤한 후보가 14일 6·4 김해시장 선거에서 '개혁 공천'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해에서도 개혁 공천 이뤄져야"
김해에서는 '새정치'의 정신을 존중해 김맹곤 시장 대신 깨끗하고 참신한 정치 신인을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새정련의 안철수계인 이준규(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예비후보는 14일 김해시청 프레스룸에서 '김해시장 개혁공천을 통해 새정치를 실현하자'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후보는 "개혁 공천의 골자는 독선과 비리와의 단절을 통해 새로운 인재 영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그야말로 새정치의 첫 단추"라고 강조하면서 "김해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더 앞장서서 개혁 공천을 단행해야 한다.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는 민주화의 성지이자 개혁의 상징이다. 진정한 새정치가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확실히 보여주고 희망과 개혁의 역사적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김맹곤 시장은 최측근인 전 비서실장의 비리,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 상실, 시민단체·시민들에 대한 폭언, 언론 탄압, 제2의 밀양송전탑으로 비유되는 산성마을 봉림산업단지 추진, 김해시의 청렴도와 부패지수 하위, 특혜 의혹과 실적 부풀리기 등으로 독선과 불통의 행정을 해왔다. 이러한 얼룩진 행정권력으로 시민들은 말 못할 고통을 겪어왔다"고 질타하면서 "6·4 지방선거의 성패는 개혁 공천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비리 인물을 준엄하게 심판하고, 깨끗하고 능력있는 후보에게 김해를 위해 헌신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새정련 소속인 송윤한 예비후보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갖고 '기득권 내려 놓기를 통한 공천'을 촉구했다. 송 후보는 "6·4 지방선거에서 새정련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도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기득권을 내려 놓는 공천이 필요하다"면서 "신진세력을 앞세워 김해 시민들의 공감을 사는 정치를 해야 이길 수 있다. 내가 개혁 공천의 주역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남태우 기자 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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