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정호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심혈관센터(교수)
뇌·심혈관 계통 질환은 우리나라에서 암에 이어 두 번째 사망원인 질환이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허혈성 심장 질환의 사망률은 지난 30년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심장은 평생 수축을 되풀이하며 몸에 영양 공급을 한다. 따라서 심장에도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3개의 커다란 혈관이 심장을 감싸며 혈액을 공급해주고 있다. 이를 '관상동맥'이라 한다.
 
심혈관 질환은 바로 이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긴 것을 말한다. 관상동맥 질환은 동맥경화로부터 시작된다. 동맥경화란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과 같은 이물질이 붙으면서 딱딱하게 굳어 혈관을 점점 좁게 만드는 것이다.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이 생겨 혈관이 좁아져 심장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는 '허혈' 상태가 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유발된다. 협심증과 마찬가지로 심근경색증은 가슴 중앙 부위에 심한 압력이 가해지는 통증이나 극심한 가슴 통증을 느끼게 된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장질환인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의 하나이다. 맥박수가 분당 100~150회 정도로 빠르고 불규칙한 증상을 보인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때론 뻐근한 느낌도 든다. 치료를 필요로 하는 부정맥 중 가장 흔하다. 심방세동을 방치했다가는 큰 화를 자초하게 된다. 심장내과 전문의들은 '심방세동은 중풍을 유발하는 시한폭탄'이라고 경고한다.

심방세동의 경우, 심방이 가늘게 떨고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피가 고여 있게 된다. 따라서 핏덩어리(혈전)가 심방 안에 잘 생기게 된다. 핏덩어리의 일부가 동맥을 타고 뇌혈관을 막게 되면 뇌졸중이 발생한다.

심방세동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3~5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심방세동과 고혈압, 비만 증상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뇌졸중의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뇌졸중으로 인한 손상 정도도 하반신 마비가 오는 등 심각하다. 고령이 아니더라도 40~50대 에 갑자기 뇌졸중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심방세동을 치료하지 않으면 뇌졸중이 다시 재발하기도 한다.

심방세동이 갑자기 생겨 맥박수가 너무 빠르면 심장에 피를 채울 시간이 부족해 심박출량(심장이 수축할 때 뿜어내는 혈액의 양)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대개 20~25% 정도가 감소하게 돼 심부전을 유발하고 악화시킨다. 이외에도 심방세동 환자는 여러가지 합병증 탓에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정상인보다 배 정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심방세동 증상이 있을 땐 근처 병원을 방문해 심전도 검사를 받으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증상이 있을 때는 간단하게 진단되지만, 발작성 심방세동처럼 순간을 포착하지 못할 경우 진단이 어렵다. 이때는 24시간 혹은 48시간 활동을 하면서 검사하는 생활 심전도를 시행해야 한다.

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이 10분 늦어지면 사망할 확률이 25%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심근경색 환자에게는 얼마나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느냐가 곧 생사의 갈림길이 된다. 급성 심근경색은 증상이 나타난 후 60분 이내에 혈전용해제 투여 등 응급조치를 받거나 120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풍선확장술 또는 스텐트 시술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심근경색은 생명을 향한 시간과의 싸움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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