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왕후 신행길 공동관광상품화 추진협의회 초대위원장을 맡았던 한국해양대 김정하 교수가 위원장직을 사임했다. 김 교수는 "개인적으로 힘이 들어 위원장직을 그만두었다"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기자는 지난 23일 김해시에 관련 사실을 확인해보았다. 담당부서에서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부산시도 모르고 있기는 매한가지였다. 추진위원들도 일부는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기자가 전화를 걸었을 때까지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위원들이 있었다.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TPO) 측은 "김정하 교수가 지난 15일 사임했다. 연구용역 팀이 곧 본격 운영되는데, 그때 이 사실을 알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TPO가 추진위원장의 사임 사실을 1주일이 넘도록 김해시와 부산시에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것이다.
 
김해시와 부산시는 TPO에 사업 용역 발주를 한 뒤 진행 과정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 물론 담당 공무원이 위원장의 사임 사실을 1주일 정도 늦게 알았다고 해서 무슨 큰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과정을 다 알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된다면 사업의 성공 여부와 관련해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허왕후 신행길 공동관광상품화를 주제로 추진협의회 위원, 경남도·김해시·부산시 공무원, TPO 담당자들이 첫 회의를 연 것은 지난 2월 13일이었다. 일부 위원들의 말에 따르면 첫 회의를 한 뒤 두 달이 넘었지만 후속 회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이런 차에 위원장까지 사임을 해버렸다.
 
추진협의회의 한 위원은 "이 사업은 오래 전부터 몇 번 시도되었지만 쉽지 않았다. 고 안상영 부산시장 재직 당시에도 추진되었으나 힘이 들었다. 지금은 신행길인 망산도(진해 용원), 유주암, 흥국사 코스에 공단이 많이 들어서 있어서 사정이 더 나빠졌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부산의 우수한 관광인프라와 경남의 역사·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이 융합된 공동상품 개발. 이 그럴 듯한 목표가 실행으로 옮겨지는 게 정말 힘든 일일까?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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