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내동중학교 박혜진 교사가 부모님을 초청한 공개수업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김해시 내동 내동중학교에 '이색수업'이 열렸다. 바로 새내기 교사들이 부모님을 초청해 공개수업을 가진 것.
 
지난 24일 수업 시작을 알리는 박혜진 교사의 얼굴이 붉게 상기돼 있다. 하지만 긴장도 잠시, 박 교사는 곧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한 책상에 4명씩 둘러앉은 아이들의 눈빛은 초롱초롱해졌다. 초조하게 뒤에서 지켜보던 어머니 조윤랑(53) 씨의 얼굴에도 이내 웃음꽃이 번졌다. 조 씨는 "우리 딸이 이렇게 많이 컸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더 큰 나무가 됐으면 좋겠다"며 딸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같은 시각, 다른 교실에서는 김혜빈 교사와 김혜진 교사의 영어수업이 한창이었다. 교사들보다 뒤에서 지켜보던 어머니들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더 역력했다. 김혜빈 교사의 어머니 이현옥(50) 씨는 "아직은 많이 서툴지만 지켜보고 있으니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김혜진 교사는 수업을 마치고 어머니께 감사의 꽃다발을 전달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교사의 인생선배이기도 한 어머니 하희자(53) 씨는 "30년째 교사생활을 했기에 누구보다 딸의 마음을 잘 안다"며 "자신의 기대에 도달할 수 있는 교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내동중학교 정병식 교장과 새내기교사의 학부모들이 뿌듯한 표정으로 수업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부모님을 초청한 신임교사는 총 5명. 내동중학교에 따르면 이번 공개수업은 새내기 교사들에게 교직에 대한 사명감과 자긍심을 높이는 한편 부모님들에게는 내 자녀가 첫 발을 딛는 직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부모 뿐 아니라 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수업에 참여한 한 학생은 "부모님이 지켜보던 가운데 수업을 하는 담임선생님을 보면서 나도 선생님처럼 훌륭하게 자라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감회도 남달랐다. 수업을 마친 박혜진 교사는 "어머니를 모시고 수업을 하니 물론 긴장도 됐지만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학생들이 어려워하기보다 고민거리를 편하게 터놓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홍주완 체육교사도 "부모님 앞에서 수업을 하니 쑥스러웠지만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새롭게 들었으며, 부모님의 마음으로 제자들을 사랑하고 열심히 가르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내기 교사들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은 이뿐만이 아니다. 빠른 현장 적응력과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신규교사 1명에게 경력교사가 멘토로 배정되는 '신규교사 멘토링제'도 실시되고 있다.
 
이에 내동중학교 정병식 교장은 "(새내기 교사들을) 자식처럼 가르치고 보살펴서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신규교사들 또한 선배교사의 따뜻한 관심과 지원 속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학교 환경에 잘 적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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