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일본 동북부지방을 강타한 쓰나미(지진해일)의 불똥이 국내 밥상에까지 튀고 있다. 쓰나미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폭발 사고를 일으키면서 방사능 누출에 따른 일본산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후쿠시마 원전 부근에서 재배된 농작물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에서 수입하는 농수산물을 불신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김해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조혜숙(45·내동) 씨는 "소비자 입장에선 국산이라고 원산지 표시를 해 놓아도 진짜 국산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홈플러스 김해점과 롯데마트 장유점 등은 지난달 23일부터 생태와 고등어 같은 일본산 수산물 판매를 전격 중단했다. 이들 두 곳 모두 일본산 농산물은 아예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홈플러스 김해점 장성익 수산매니저는 "일본 원전 폭발사고 이후 수산물의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면서 "이 때문에 급하게 수입 수산물을 모두 러시아산으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전통시장의 반응은 아직 조용한 편이다. 김해 동상동 전통시장의 경우 고사리와 도라지 등 일부 중국에서 수입된 농산물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산이 판매되고 있다.
 
수산물의 경우, 생태와 갈치, 돔과 같은 어종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된 것들이지만 아직 방사성 물질에 대한 불안을 따져묻는 소비자는 없다고 한다. 밀양상회 이장수(가명·49) 사장은 "대형마트와는 달리 아직까지 전통시장은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은 거의 없는 상태"라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전통시장도 (방사능 오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초 전통시장 내부에 자체 라디오 방송국을 개국하는 등 전통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김해 동상동 전통시장으로선 일본 지진의 여파가 행여 살아나고 있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장유와 진영 등 김해지역 다른 전통시장에서도 아직 일본 지진에 따른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매출 하락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제삿장을 보러 나왔다는 주부 유태선(56·내동) 씨는 "TV에서 일본 지진으로 방사능 오염이 우려된다고 하지만, 아직까진 피부로 느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원전사고의 복구가 예상보다 길어지거나 또 다른 원전의 사고로 이어질 경우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퍼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6일 김해상공회의소가 의례적으로 발 빠르게 일본 쓰나미에 따른 김해지역 중소업체들의 피해상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직까진 김해지역 중소업체들의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본제품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장비를 비롯, 정밀기계부품산업과 자동차·조선기자재산업 등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대일본 수출은 쓰나미 발생 이전인 지난달 2일부터 11일 사이 하루 평균 1억2천만 달러에서 쓰나미 발생 이후 1억3천만 달러로 소폭 늘었다. 반면 수입은 같은 기간 3억300만 달러에서 2억6천900만 달러로 11%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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