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작품이에요. 두근거리고 떨립니다."
 
진례면 송정리 김해분청도자관에서 개관 5주년을 맞아 오는 7월에 진행할 분청愛(애) 세 번째 전시 '김해 시민과 명사가 함께하는 분청'에 참여할 시민작가들의 작품이 완성됐다. 시민작가 50명은 지난 3월 26일 추첨을 통해 선정됐다.

▲ 오는 7월 '김해 시민과 명사가 함께하는 분청' 전시회가 열린다. 시민작가로 뽑힌 어린이들이 완성된 도자기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작업은 지난 10~11일 이틀간 5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김해분청도자관 개관 5주년 기념
오는 7월 '분청愛(애)' 세번째 전시회
참가 시민작가 50명 지난 10~11일 작업
 
시민작가들은 지난 10~11일 김해분청도자관을 찾아 김해의 도예가들이 만든 초벌 도자기 접시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이 도자기는 유약작업과 재벌구이를 거친 다음 전시회에 출품된다. 시민작가들의 작품은 전시회가 끝난 뒤 본인에게 주어진다.
 
지름 35~40㎝ 크기의 접시를 받아든 시민작가들은 입을 쩍 벌렸다. 시민작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접시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 여기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야 한다니, 손이 떨린다"고 말했다.
 
김효경(48·여·삼계동) 씨는 "막상 접시를 받고 보니 설레인다. 글과 그림 중에서 무얼 선택할까 고민을 좀 했다. 꽃을 좋아하니 꽃그림을 그릴 생각"이라며 "내가 전문작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작품이 내 생애 첫 작품"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도자기를 좋아해서 분청도자관에 자주 온다. 시민작가 신청을 받는다고 했을 때 망설이지 않고 신청했다"고 말했다. 남편 곽필규(48) 씨는 아내가 그리는 꽃그림이 너무 작은 것 아니냐고 다정스레 참견을 했다. 곽 씨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다. 내년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 유명인사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 시민들의 참여가 많을수록 더 의미 있는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단위로 참여한 팀도 여럿이었다. 오빠 박민규(진례초·4), 여동생 민서(진례초·2) 남매는 나란히 앉아 작업에 열중했다. 민규는 접시에 '추억의 도자기'라는 글을 써넣었다. 한글 고딕체 디자인이라도 하듯이 진지한 눈빛이었다. 오빠가 "완성되면 거실에 장식할 것"이라고 하자, 민서는 "그럼 나는 내 방에 가져다 놓겠다"고 말했다. 민서는 "숲 속에 피어있는 꽃들을 접시에 그려 넣어 예쁘게 만들겠다"며 열심히 꽃그림을 그렸다. 진례에 살고 있는 민규와 민서는 "분청도자관과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 자주 온다. 둘이 함께 선정돼 기분이 너무 좋다"며 "진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이완지(부경대 일문학과·4) 씨는 어머니가 신청해 시민작가로 참여했다. 이 씨는 "분청도자관에 처음 와 본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과 함께 있으니 경관도 좋고, 조용하고 분위기가 있다. 근사한 곳에서 근사한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으니 멋진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양은 "앤디 워홀(1928~1987.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을 좋아해서 그의 작품 이미지를 접시 위에 옮겨보려 한다"며 스마트폰에 저장해둔 앤디 워홀의 작품을 접시 위에 옮기기 시작했다. 앤디 워홀의 작품 '캠벨수프', '코카콜라', '바나나'가 차례로 접시 위에 올려졌다. 고등학교 때까지 미술부 활동을 했다는 이 씨는 그림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는 "작은 작품 하나를 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큰 접시를 받아들고 보니 처음에는 놀랐다. 완성된 작품은 가보로 물려줄 생각"이라며 미소지었다.
 
㈔김해도예협회 박용수 이사장은 "시민작가들의 반응이 뜨겁다. 무엇을 그릴 것인가, 무엇을 쓸 것인가 미리 구상을 해서 오는 분들이 많았다"며 "'김해 시민과 명사와 함께하는 분청'전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분청도자관은 매주 토, 일, 공휴일에 도자관 마당에서 도자기 프리마켓을 열고 있다.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생활소품, 식기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도자관 2층 전시판매장에서는 김해의 각 도자기 공방에서 만든 특색 있는 머그컵들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김해도예협회 회원들의 2014 '김해시 공예대전'과 '관광기념품 공모전' 수상작들도 함께 전시돼 있다. 분청도자관 관람 및 체험문의/055-345-6037.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