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연지공원 이국적 풍경 … 역동적 천문대 폭포수는 'ISO' 조절 촬영
철쭉 장관 신어산 담으려면 삼각대 필수 … 시민의 종 야경 '조리개 3'
역사 숨결 숨쉬는 만장대 전경은 구도 낮게 잡아야 진지한 느낌 나타나


요즘은 누구나 사진을 찍는다. 700만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가 핸드폰의 부속기능으로 딸려 나오는 시대이니 누구나 '누르기만' 하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과거엔 사진 '찍기'가 제법 고급기술이었다. 다른 것보다 사진을 찍는 도구인 카메라가 그다지 흔한 물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값도 비쌌고, 비싼 만큼 다루기도 까다로웠다. 카메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은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기 시작한 2000년대 들어와서다. 이때부터 카메라는 구하기도 다루기도 쉬운 물건이 됐다. 바야흐로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사진을 얕보면 곤란하다. 누구나 찍을 수 있지만, 누구나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진을 '잘' 찍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사진이 사물을 보이는 대로 담는 것이 아니라 찍는 사람의 마음을 담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테랑 사진작가들은 "사진은 찍으면 찍을수록 어렵다"고 말한다.

'찰칵!'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면서 김해 여기저기에서도 셔터 누르는 소리가 한창이다. 하지만 뜻대로 멋진 사진이 나오지 않는 것도 사실. 도대체 어떤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야 멋있는 작품이 탄생하는지, 카메라는 어떤 기종을 사용해야 하는지, 주의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 헷갈리기만 한다. 그렇다고 마음대로 찍자니 얼굴과 풍경이 반반씩 나온 '셀카'가 너무 민망하다.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김해의 아름다운 풍경 구석구석을 렌즈에 담아온 '김해사진연구회' 회원들이 몇 군데 포인트 장소와 비법을 전수한다고 한다. 자, 오늘은 장롱에 넣어 뒀던 카메라를 꺼내 들고 함께 출사를 떠나보자.
 

■ 안개 낀 연지공원─────

▲ 전문가들이 꼭 한번 찍어보길 권하는 안개 낀 연지공원의 모습. 습기나 지표면의 물방울이 반사판 역할을 해 색감이 깊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김해의 대표적인 도심공원인 연지공원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어느 곳에 카메라를 들이대도 멋진 풍경을 찍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 중에서도 특히 비가 오는 날의 연지공원을 찍어볼 것을 추천한다. 비와 나무, 연못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마치 외국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사실 비가 오는 날엔 사진을 찍는 것이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전자제품인 카메라가 습기에 손상되지 않을까 걱정되고, 큰 맘 먹고 찍어 봐도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기가 어렵다. 하지만 비 오는 날의 운치는 이 모든 단점을 감수하고라도 꼭 한 번쯤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은 모습이기도 하다. 이 모든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면수건 한 장이면 충분하다. 큰 비가 내리는 날을 제외한 웬만한 경우엔 습기는 카메라 위에 면 수건을 올려두는 것만으로 방지된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카메라용 방수커버(레인커버)를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또 사진을 찍고 난 후에도 반드시 렌즈와 본체에 남아 있는 습기를 면 수건을 이용해 꼼꼼히 제거해 주자.


■ 천문대 앞 인공폭포 ────

힘차게 흐르는 강물, 우렁차게 쏟아내리는 폭포 등 역동하는 자연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 셔터를 누르고 싶은 욕심이 일어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김해천문대 앞의 인공폭포는 이런 욕심을 마음껏 충족할 수 있는 곳이다.
 
움직이는 대상물을 찍을 땐 'ISO' 조절이 필수적이다. 'ISO'는 쉽게 말해 카메라가 빛에 반응하는 속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ISO' 수치가 높을수록 셔터 속도가 빨라지고, 낮을수록 셔터속도가 낮아진다. 폭포수를 찍을 때 'ISO' 수를 지나치게 높이면 노이즈가 생기고 사진의 감도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한정 없이 낮췄다간 폭포 변화를 셔터 속도가 따라잡지 못해 엉뚱한 모습을 담을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 신어산 철쭉 ─────

5월의 신어산은 아름답다. 4월부터 피기 시작한 철쭉이 온 산을 뒤덮으며 장관을 이룬다. 철쭉 사진을 찍고 싶다면 이 시기를 놓치지 말자. 만개한 철쭉 뒤편으로 김해 전경이 펼쳐지는 예술적인 구도를 원한다면 산의 정상까지 올라서야 한다. 야외에서 포인트 사진을 찍을 때는 삼각대를 필수로 갖춰야 한다. 초점을 철쭉에 맞춰 두고 조리개를 너무 개방하면 뒤편의 김해 전경이 새하얗게 날아가기 때문에 조리개를 바짝 조아서 들어오는 빛을 모으는 것이 좋다.
 

■ 아름다운 야경, 김해시민의 종 ────

▲ 아래는 김해시민의 종 야경사진.
DSLR카메라로 야경을 찍을 경우, 반드시 렌즈를 보호하고 있는 필터를 제거해야 한다. 필터가 있는 채로 사진을 촬영할 경우 사진 상으로 피사체가 반사된 채 하나 더 나오는 '고스트' 현상이 발생한다. 조리개는 22정도 개방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빛의 양에 따라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김해시민의 종'의 야경은 조리개를 3정도에 맞춰두고 셔터를 누르면 왼쪽과 같은 사진이 나온다.
 

■ 분성산 만장대 ────

만장대는 역사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고려말기 김해 부사 박위가 짓고 조선후기 대원군이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왜적을 물리치는 만길이나 되는 높은 대라는 뜻이다. 워낙 길이가 길다 보니 사진으로 찍기엔 불편함이 있다. 포인트를 둘 곳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해사진연구회' 회원들은 만장대 같이 역사적인 건축물을 사진으로 찍을 때는 기술보단 마음이 앞서야 한다고 말한다. 역사를 기억하고 알린다는 마음으로 셔터를 눌러야 좋은 사진이 나온다는 뜻. 김해사진연구회 이윤기 고문은 "한 가지 기술적인 팁을 준다면, 사진 전체로 볼 때 만장대의 구도를 낮게 잡는 편이 진지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귀띔했다.


TIP >> 박정훈 객원 사진기자의 디카 추천 ────

안녕하세요. <김해뉴스>의 객원 사진기자 박정훈입니다. 사실 디지털카메라 추천은 무척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좋은 사진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사진의 비교 기준으로는 색감, 계조, 콘트라스트 등이 거론됩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감성의 영역입니다. 객관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김해뉴스> 독자분들을 위해서 짧은 소견이나마 시중의 카메라들을 비교한 뒤 몇 가지 기종을 추천해보겠습니다.

우선 카메라는 풀 프레임(FX)과 크롬바디(DX)로 나뉩니다. 디지털카메라는 필름카메라와 달리 이미지센서(CCD)에 화상을 기록합니다. 이미지센서의 크기가 일반필름의 크기(35mm)와 똑같은 것을 풀프레임(FX), 그보다 작은 것을 크롬바디(DX)라고 합니다. 보통 입문자나 중급사용자가 쓰기에는 크롬바디(DX)가 적당합니다. 그 다음 따질 것은 가격과 기능입니다. AS유무도 따져봐야 합니다.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 저의 추천 기종은 캐논의 EOS 60D, EOS600D, 니콘의 D7000, D300S, D90 그리고 펜탁스 K-r 등입니다. 마지막으로 삼각대는 꼭 해당 브랜드의 정품으로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박정훈 객원사진기자 punglyu@hanmail.net


도움말·사진=이윤기 김해사진연구회 고문 le63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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