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복싱클럽 회원들이 연습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5년전 여러동아리 통합해 출범
남녀노소, 각계각층 활발히 활동
건강-다이어트에 최고" 찬사

오후 8시 김해시 구산동 김해시립복싱체육관 앞. 낮 시간이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이미 어둠이 사방에 내려앉았다.
 
새어나오는 불빛에 이끌려 체육관으로 들어서자 시큼한 땀냄새가 엄습했다. 샌드백을 두들기는 청년, 줄넘기에 여념 없는 학생, 거울을 보며 연신 주먹을 뻗어대는 아가씨, 스파링에 몰입하고 있는 선수들…. 40여 명이 모두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링 왼편에는 복싱을 하기에는 좀 나이들지 않았나 싶은 40대 후반 아저씨들이 열심히 샌드백을 치고 있었다. 복싱을 사랑하는 일반인들 모임인 '김해복싱클럽' 회원들이라고 한다. 그러나 얼굴만 아저씨였지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 몸매는 다부졌다. 특히 눈은 안광이 쏟아질 정도로 빛났다.
 
김해복싱클럽 배상부(46·삼계동) 회장은 "우리 클럽은 복싱의 매력에 흠뻑 빠진 일반인들로 구성돼 있는데 의사, 학생, 사업가 등 직업도 다양하다"면서 "한때 인기를 잃어가던 복싱이 최근 건강과 몸매 관리는 물론 스트레스 해소에도 탁월한 운동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회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자랑했다. 배 회장도 30대 후반에 복싱에 입문, 자신을 괴롭히던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 성인병에서 해방되고 체중도 10㎏ 이상 감량했다고 한다.
 
회원이 30명 조금 넘는 김해복싱클럽은 5년 전 출범했다. 김해복싱협회 서동신(42) 전무가 지역에서 활동하던 여러 복싱 동아리들을 통합해 만들었다. 복싱의 저변을 확대하고 체계적인 훈련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배 회장은 "권투는 다른 운동과 달라서 지도자 없이는 제대로 습득하기 힘든 운동이다"면서 "시립복싱체육관에 전용 운동 공간이 생기고 서 전무 이하 4명 사범들의 체계적인 지도로 회원들의 기량이 쑥쑥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
 
배 회장의 자랑이 아니더라도 김해복싱클럽 회원들의 실력은 한 눈에 보기에 상당해 보였다. 회원들의 어깨와 팔에는 크고 작은 근육들이 잘 발달해 펀치의 파워가 보통이 아니었다.
 
이날 체육관에서 훈련하던 홍일점 여정화(20·내동) 씨는 전국 생활체육 복싱대회에서 메달을 3개나 획득했다. 최근 탤런트 이시영씨가 신인왕에 올라 화제가 됐던 대회의 일반부 토너먼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복싱을 시작한 지 3년 만의 일이다.

여 씨는 "처음엔 가족들의 반대가 무척 심했지만 복싱은 그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운동이다"면서 "링에 서면 슬픈 일 힘든 일 모두 잊을 수 있어 아마 평생 복싱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도립노인전문병원에서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는 정경훈(34) 씨도 복싱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입문 6개월에 불과한 정 씨는 "스파링을 마치고 나면 상대의 주먹에 얻어맞아 턱이 빠져 있는 경우도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싱은 사람을 강하게 만들고 인내심을 길러줘 치열한 경쟁 사회를 이길 수 있는 힘을 준다"고 말했다.
 
최근 복싱 붐이 다시 불고 있다. 탤런트 이시형씨의 우승을 계기로 복싱 자체의 매력이 다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해복싱클럽 가입은 서동신 김해복싱협회 전무를 통해 할 수 있다. 회비는 월 7만 원. 연락처 055-334-3370, 010-3581-5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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