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전 11시 부원동 김해골든웨딩홀에서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다. 2004년부터 홀몸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쳐온 '뜨락나누리봉사회'(단장 박영애, 회장 김경엽)가 경로잔치를 연 것이다. 이날 경로잔치에는 김해에 거주하는 홀몸 어르신 86명이 모였다.

▲ 뜨락나누리봉사회 회원들이 지난 18일 경로잔치를 끝낸 뒤 작은거인예술단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매달 둘째 일요일 독거노인 집수리
휴롬 후원받아 매년 2회 경로잔치
 
색소폰동호회 '아반도니(회장 최연수)'의 색소폰 연주, 고재영 마술사의 마술 공연, 작은거인예술단(단장 김윤정)의 노래와 풍물 공연이 차례로 이어졌다. 모두 뜨락나누리봉사회가 초청한 공연단체들이었다. 또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편하게 행사장을 오갈 수 있도록 한국교통안전봉사회(회장 정송조), 김해민간기동순찰대(대장 김금출), 동광교통봉사대(대장 이병일) 회원들이 차량 운전 봉사활동을 맡았다.
 
신나는 공연이 펼쳐지자 어르신들은 하나 둘 씩 무대 앞으로 나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봉사회 회원들도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함께 덩실덩실 춤을 췄다. 이 장면을 바라보던 웨딩홀 직원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보냈다. 어르신들 곁에서 춤을 추며 흥을 돋우던 박영애 단장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뜨락나누리봉사회는 홀몸 어르신들의 집을 고쳐드리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매년 두 번씩 경로잔치도 연답니다."
 
뜨락나누리봉사회 회원 20여 명은 매달 둘째 주 일요일에 집 수리 봉사활동을 한다. 지난 10년 동안 홀몸 어르신들의 집 146곳을 고쳤다고 한다. "벽지랑 장판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건 기본이죠. 고장 난 가전제품을 수리하거나 새로 구해드리기도 해요. 10년째 어르신들의 집을 고쳐 드리다보니 봉사회 회원들은 집 수리 기술자들이 됐어요. 김경엽 회장은 이제 도배 전문가가 다 됐답니다." 이숙자 총무가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한다.
 
회원들이 회장을 칭찬하자 김 회장은 오히려 회원들을 칭찬했다. "회원들은 하나같이 봉사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이에요. 두껍게 쌓인 먼지를 일일이 걷어내고 큰 가구를 힘들게 옮기면서도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는 사람들만 모였어요. 이런 회원들이 있기에 10년 동안 힘든 줄 모르고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회원들은 뜨락나누리봉사회의 '왕언니' 박 단장 이야기도 했다. '터프'한 성격이라는 박 단장은 집 수리 봉사가 있는 날이면 새벽부터 회원들의 점심식사를 직접 준비한다고 한다. 또 매주 한 번씩 반찬을 만들어 홀몸 어르신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박 단장은 "회원들이 한 달에 2만 원씩 회비를 낸다. 집 수리에 필요한 물품을 사기에도 부족한 돈이다. 그렇다고 밥을 굶겨가며 일을 시킬 수 있나. 언니가 회원들을 챙겨야지"라며 화통하게 웃어보였다.
 
박 단장은 ㈜휴롬의 김영기 회장과 대동벽지 김성돌, 조은풀상사 신영민 사장에게 고마움을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2012년부터 휴롬에서 지원해주고 있지요. 경로잔치를 열 수 있었던 것도 휴롬에서 예산을 지원해 준 덕분입니다. 또 김성돌, 신영민 사장님 덕에 질 좋은 벽지와 장판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됐어요."
 
시끌시끌했던 경로잔치는 오후 2시께 끝이 났다. 뜨락나누리봉사회 회원들이 무대에 나와 어르신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어르신들, 90세 100세까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어르신들은 아들, 딸 같은 봉사회원들에게 고마움을 담은 박수를 보냈다.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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