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을 어떻게 다 외웠는지 대견하기만 하네요."
 
지난 21일 김해시농업인회관에서 ㈔김해색동어머니회가 매년 주최하는 제8회 꿈동이 이야기 자랑대회가 열렸다. 김해시에 거주하는 유치부와 초등부 어린이들의 동화구연대회였다. 지난 14일 예선을 거친 유치부 38명, 초등부 43명의 어린이들이 이날 본선대회에 나섰다. 심사위원은 정명화 전국색동어머니회 회장과 송선희 전 부산색동어머니회 회장이 맡았다.

▲ 제8회 꿈동이 이야기 자랑대회에서 유치부 어린이가 동화구연을 하고 있다.
김해색동어머니회 지난 21일 본선 개최
유치부 38명·초등부 43명 실력 겨뤄
 
대회가 열린 김해시농업인회관 4층 대강당 무대에는 숲속의 궁전을 그린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무대 앞은 색색의 풍선으로 장식됐다. 대회장 자체가 동화의 나라였다.
 
유치부 대회는 오전 10시 남상우(7) 어린이의 동화구연으로 시작됐다. 상우가 들려준 이야기는 '감기 든 여우'. 사자가 약한 동물들 앞에서 "내 입에서 어떤 냄새가 나느냐"고 물은 뒤, 냄새가 난다고 대답하면 괘씸하다며 잡아먹고, 냄새가 안 난다고 대답하면 거짓말한다고 잡아먹는 이야기였다. 상우는 여우가 사자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꾀를 내는 대목에선 목소리를 낮추고 고민하는 모습을 연기했다. 상우는 감기든 흉내를 내는 여우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었다. 상우는 "상이 받고 싶어서 대회에 나왔다. 제일 먼저 했지만 별로 떨리지 않았다"며 의젓한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 김은숙(45·삼계동) 씨는 "상우가 스스로 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해서 놀랐다. 집에서는 어리광 부리는 막내인데, 무대 위에서 자신있게 끝까지 해내는 걸 보니 너무 자랑스럽다. 상을 받고 안 받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뿌듯해했다.
 
무대에 선 어린이들보다 객석에서 지켜보는 어른들이 더 긴장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어른들은 어린이가 무대 한가운데에 설 때마다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를 숨죽여 기다렸다. 어린이가 침을 꼴깍 삼키면 어른들도 따라서 침을 꼴깍 삼켰고, 어린이가 이야기 순서를 잊어버리면 모두 제 일처럼 안타까워했다. 무사히 이야기를 잘 끝낸 어린이도, 조금 틀린 어린이도 무대에서 내려올 때면 다 큰 박수를 받았다. 어린이들이 선 무대 오른쪽에는 방정환 선생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었는데, 마치 어린이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듯 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서 유치부 대상은 양하준(장유대성선교원), 초등부대상은 김유빈(경운초·3) 어린이가 각각 받았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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