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체육 전담교사인 이모(37·외동) 씨는 학교 수업시간 중에 아이들이 다치는 사고가 잇따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뜀틀을 하다가 손가락이 골절되거나 체육활동 중 다리를 접질렸는데 자꾸 다른 부위의 통증을 호소해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발목뼈 골절 진단을 받기도 해 체육수업 자체를 진행하기가 겁이 날 정도라고 한다. 이처럼 아이들의 뼈는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팔꿈치, 손목, 어깨 등의 골절이나 탈구가 빈번한데 자칫 성장판 손상으로 인한 성장장애나 습관성 탈구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치료를 간과하다가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 쉽게 부러지는 어린이 뼈

▲ 어린이의 뼈는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고, 성장판 골절의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
겨울철에 비해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요즘 같은 날씨에는 어린이 골절 및 외상 환자가 늘어난다. 특히 소아외상 환자 가운데 가장 빈도가 많고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팔꿈치 부위 골절 및 아탈구(팔꿈치 뼈가 빠지는 것), 성장판 손상 등에 유의해야 한다.

뼈 구조 약해 충격·외상에 잘 부러져
성장판 손상 땐 뼈 길이 짧아지거나
관절 휘어지는 후유증 남을 수 있어
전문의 진단과 수술 등 적절한 치료를
습관적 탈구도 관절 구조 회복시켜야

 
넘어질 때 팔꿈치를 펴고 손을 짚거나, 팔꿈치 부위가 직접 땅에 닿는 경우 윗팔뼈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성장판 상부에 골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상완골 과상부 골절이라고 한다. 이 경우 팔꿈치 부위 통증, 부종, 운동제한 등을 호소하게 된다.
 
병원으로 옮기기 전 환부를 부목으로 고정해 2차적인 신경손상을 방지하고 통증을 감소시키는 게 필요하다. 병원에서는 엑스레이 촬영으로 골절 여부를 확인한 다음 필요할 경우 정밀검사를 하게 된다.
 
팔꿈치 부위에는 중요 혈관과 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골절에 따른 부종으로 인한 허혈성 근육괴사, 근육 구축(근육이나 힘줄이 수축되어 운동이 제한된 상태) 등 2차적인 합병증을 막기 위해 환자 상태를 고려해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수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흔한 골절은 상완골 외과 골절로 골절선이 성장판을 침범하여 관절내로 연결되는 골절이다. 관절과 연결된 골절이므로 관절액으로 인한 불유합(뼈가 붙지 않는 것)이 많고, 그로 인해 아래팔이 밖으로 휘거나 팔뚝을 이루는 뼈 중 안쪽에 있는 척골의 신경 마비 증상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메가병원 정형외과 김동한 과장은 "어린이의 뼈는 작은 충격과 외상에도 쉽게 부러질 정도로 약하며, 골막의 특성이나 열려 있는 성장판으로 인해 성인의 골절과는 다른 특징을 지닌다"며 "골절로 성장판이 손상되면 뼈의 길이가 짧아지거나 관절이 휘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어린이 골절의 특징
성장판은 말 그대로 아이들의 뼈를 자라게 해주는 곳이다. 이곳이 망가지면 성장이나 팔다리 변형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수술이 필요한 경우 최대한 성장판을 피해서 핀을 고정해야 한다,
 
성장판 골절은 전체 골절사고의 20%가량을 차지할 만큼 흔하다. 또 가벼운 성장판 손상은 골절된 뼈를 억지로 맞추려 하기보다는 골절상태에서 그대로 부목 등으로 고정을 하게 되면 아주 짧은 기간내에 후유증 없이 나을 수도 있다. 따라서 무리하게 뼈를 맞추거나 무조건 수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연골로 이루어진 성장판 손상은 단순 엑스레이 검사로는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당장 손상 여부를 진단하기도 쉽지 않다. 성장판 손상 후유증 발생을 확진하기까지는 짧게는 2~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골절 후 조기에 치료를 받았다 하더라도 후유통증, 걸음걸이 이상, 다친 부위 휘어짐 등의 증상이 생긴다면 전문의에게 진찰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어린이는 골막이 두껍고 뼈가 유연해서 골절이 되면 엿가락처럼 휘어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두꺼운 골막을 이용하면 골절을 쉽게 맞추고 유지할 수도 있다.
 
어린이들의 경우 골절 후 과성장이 발생한다. 즉 부러진 팔다리는 정상 팔다리에 비해 조금 더 길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1~2㎝ 정도 더 자라게 되는데, 수술 때는 이런 부분까지 감안해 진행된다. 그러나 회전변형은 교정이 절대 안 되므로 잘 맞춰줘야 한다.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뼈조각이 관절이나 골절선에서 떨어져 나온 심각한 전위 골절 또는 변형이 예상되는 경우와 성장판 손상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최대한 빠른 진단과 수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쉽게 빠지는 팔뼈
팔꿈치 손상 중에서 가장 빈도가 높으며, 2~3세 소아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이 '탈구'이다. 아래팔을 잡아당길 경우 요골두(팔뼈의 관절 부위)를 잡고 있는 인대가 일부 찢어지면서 관절이 빠지고 인대 주위의 근육이 끼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팔꿈치 관절의 탈구는 운동 중 넘어지면서 팔을 짚는다거나 팔을 잡아당기는 등의 의외로 약한 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청소년기에는 가벼운 외력에 의해서도 지속적으로 탈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탈구가 되면 욱신거리는 통증이 심하고 팔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게 된다. 이때 빠진 관절 부위를 아무렇게나 만지면 주위 근육과 인대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막대 등으로 부목을 해 고정시킨 후 곧바로 병원으로 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동한 과장은 "탈구는 깁스 등 간단한 처치만 해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인대조직이 광범위하게 손상됐거나 근육파열이 동반된 경우에는 정밀 검사와 수술이 필요하다"며 "습관적 탈구가 있는 아이들은 관절 주위의 구조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 관절 내시경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야외활동을 하기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유연하게 만들어 주고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때는 반드시 팔꿈치나 무릎에 보호대를 착용해야 한다. 중간중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메가병원 김동한 과장(정형외과)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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