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천 김상옥을 다시 만난다!"
 
8일간의 전시기간이 짧고 아쉬웠던 것일까. 지난 4월 12일부터 20일까지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에서 열린 목천 김상옥의 전시는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갔다. 그래서 목천 김상옥의 전시회가 한 번 더 열린다. 이번에는 삼방동 영운마을 선갤러리. 지난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 선갤러리에서 오는 30일까지 앵콜 전시회를 갖고 있는 목천 김상옥.
지난 4월 첫 전시회 이후 '앵콜' 쇄도
선갤러리, 오는 30일까지 22점 선봬
 
이번 전시회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모두 22점. 윤슬미술관 전시 때 많은 그림이 팔린 탓에 이번 전시를 위해 그림을 다시 빌려왔다. 선갤러리의 전시에서 만나는 그림들 대부분이 빌려온 작품이다. 전시가 끝나고 주인에게 되돌아가면 정말로 다시는 공개적으로 보기 힘든 그림들이다.
 
선갤러리 최홍주 대표는 "윤슬미술관 전시회 때 목천의 그림을 보고 너무 좋아 초대전을 열고 있다. 전시기간이 짧아 미처 전시장을 찾지 못한 시민들이 선갤러리에 찾아와 기쁜 마음으로 그림을 보고 간다"고 말했다. 그는 "선갤러리는 신인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지만, 1년에 두 세 번은 명망 있는 작가들의 작품 전시회를 열고 있다. 목천의 그림을 미처 보지 못한 시민들은 이번 기회에 선갤러리에서 꼭 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큰 병풍그림이 있다. '고적'(280×172㎝)이다. 그림 오른쪽 아래에 화제가 이렇게 적혀있다. '눈만 나리고 인적 또한 끊겨 외롭고 쓸쓸함이라 그리움만 하염없이 쌓이네.' 이 그림에는 목천의 어린 시절 기억이 담겨 있다.
 
"중학생 시절 충청북도 괴산에서 담배농사를 짓고 있는 누나 집에 갔어요. 매형한테서 용돈을 받아 물감도 사고 종이도 사고 붓도 샀지요. 길이 얼마나 멀고 험했던지, 차가 끊기면 걸어서 가야했습니다. 어느 해 겨울, 인적 끊긴 길을 홀로 힘겹게 걷는데 눈앞에 홀연히 저 풍경이 나타난 겁니다. 대단한 설경이었지요. 한참 그림공부를 할 때니, 저 풍경에 넋을 잃었는데도, 머릿속에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았지요. 선유동계곡 풍경입니다. 40여 년이 지났지만, 그 때 그 감동을 화폭에 이렇게 옮겨 담았습니다." 그림에 대해 설명하는 목천은 중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 천진한 표정이었다.
 
'기억 속으로'(64×69㎝)는 수세미를 그린 그림인데, 어머니의 추억이 배어있다. 어머니와 떨어져 그림공부를 하던 시절, 어머니를 그리워할 때마다 함께 떠오르는 풍경이 있었다. 수세미로 무쇠솥을 닦던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그 어머니는 이제 저 멀리 나비가 되어 날아가셨다. 이 그림 속 수세미 옆에서는 작고 예쁜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고 있다. 어머니 모습은 없지만, 어머니를 자연스레 떠올려 주는 그림이다.
 
한편 목천은 "지난 10여 년 동안 섬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갈망을 늘 품고 살아왔다. 전시회를 끝내놓고 서남해안의 섬만 여행할 예정이다. 그렇게 섬들을 돌아 본 뒤 '섬' 시리즈를 그려볼 생각"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