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인접해 낙동강 경계를 따라 세로로 길게 형성돼 있는 마을. 바로 대동면 조눌리 조눌마을이다. 낙동강 연안 모래톱 위에 조성됐으며, 대동면에서 유일하게 산지가 없는 마을이다. 마을 서쪽으로는 비닐하우스들이 길게 펼쳐져 있다.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모습이다.
 
조눌마을에는 68가구에 18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주민 대부분은 70~80대 어르신들이다. 주민들 중 절반 가량은 당근, 배추, 양배추, 파 등 밭농사를 한다. 작물을 대동농협이나 구포시장에 내다 팔며 살아가고 있다.
 
낙동강 경계 따라 길게 형성된 삶의 터
새떼 소리 '말 더듬는 것' 같아 '조눌'
68가구 180여명 주민 밭농사 오순도순


▲ 지난해 새로 지어진 조눌마을회관. 1층은 노인정으로 사용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권은 부산과 가깝다. 강 건너편으로는 부산 금곡동과 마주하고 있다. 차량으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은 "장을 보러가거나 문화생활을 즐길 때도 김해 시내보다 부산으로 간다"고 입을 모았다.
 
조눌마을은 과거 철마다 강변에 새들이 모이는 '철새들의 고향'으로 유명했다. 마을의 지명에서도 이런 사실이 잘 나타난다. 조눌은 새 '조'(鳥)에 말 더듬거릴 '눌'(訥) 자를 쓴다. 옛날에는 사시사철 수많은 철새가 낙동강에 몰려와 울었다. 마을에서 들으면 마치 사람이 말을 더듬는 것처럼 들렸다고 해서 조눌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조눌마을은 또 새눌 부락, 새누리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철새들의 세상'을 뜻하는 새누리가 새눌로 줄어들었다가 조눌로 바뀌었다는 설도 있다. 마을 주민인 안성명(84) 씨는 "30~40년 전만 하더라도 크고 작은 새들이 강가에 하얗게 앉아 먹이를 먹거나 목을 놓아 우는 장면을 구경할 수 있었다. 지금은 새들이 거의 찾아오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조눌마을 어르신들의 말에 따르면, 70~80년 전 이 마을은 지금보다 더 낙동강에 가까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여름철마다 홍수로 피해를 겪기도 했다. 전종대(81) 씨는 "70년 전에 주민들이 지게로 흙과 돌을 옮겨 나르며 둑을 만들었다. 그 시기에 마을도 이전했다. 그 때만 해도 강 건너 부산의 부곡동으로 건너다니던 조눌나루가 있었다. 당시 마을 주민들은 벼와 보리농사를 많이 지었다. 추수한 곡식을 나룻배를 타고 부산으로 가져가 팔았다"고 전했다.
 
마을 주민들이 나루터가 있던 자리를 알려줬지만 나루터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 조눌마을 앞에 있는 낙동강 둔치에는 대동면생태공원 및 다목적구장이 조성돼 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4대강 사업으로 강변의 지형 또한 많이 바뀌었다.
 
▲ 낙동강 제방에서 내려다 본 조눌마을 전경. 조눌마을에는 68가구에 18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조눌마을 이상진(61) 이장은 "4대강 사업을 하느라 덤프트럭 등 공사차량들이 마을 앞으로 수시로 다녔다. 이 때문에 각종 문제가 발생해 주민들이 반발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민원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마을 앞에 생태·체육공원이 조성된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더불어 문화·여가시설이 마을 주변에 더욱 많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새로 지어진 마을회관은 주민들의 자랑거리가 됐다. 마을회관 1층은 노인정으로, 2층은 마을주민들이 회의를 하는 장소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이장은 "작고 낡았던 노인정을 새롭게 단장해 어르신들이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점심때면 어르신들이 옹기종기모여 식사를 하거나 여가시간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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