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외동 가야초등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지하도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지하도는 외동 일동 한신 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등·하교 때 매일 지나다니는 곳이다. 하지만 조명이 어둡고 CCTV도 설치돼 있지 않아 학부모들이 늘 불안에 떨고 있는 실정이다.
 
오후에 찾은 지하도는 입구부터 스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내부는 캄캄했다. 계단을 내려오던 김지은(8) 양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살짝 내밀어 안을 살폈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김 양은 그제야 발걸음을 옮겼다. 김 양은 "사람이 없어 지나가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이혜진(9) 양도 "어떨 때는 혼자 지나가기가 무서워 지하차도 입구에서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린 적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모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매일 손녀를 데리러 온다는 김정순(67·가명) 씨는 "어른들도 지나가려면 으슥한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느냐"며 "차라리 육교를 만들든지 아니면 누가 지키고 서 있든지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등하교길에 학원 버스를 이용하는 아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두고 있는 임정애(35) 씨는 "지하차도가 위험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와 학원 측에 아침에도 통학버스를 운영해 달라고 사정했다"고 전했다. 임지은(30) 씨도 "직장 때문에 아이를 데리러 가지 못해 걱정했는데 태권도 학원 차를 타고 오니 안전해서 좋다"고 말했다.
 
학교 측에서는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에 맞춰 순찰을 하고 있다지만 안전을 책임지긴 역부족이다. 순찰을 맡고 있는 경비원은 한 명뿐인데 학교 근처 공원, 아파트 주변 등 돌아볼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이 경비원은 "특히 지하차도는 사람도 없고 밖에서 안 보이니까 순찰을 하고 나면 금방 또 걱정이 된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시 도로과 김성태 담당관은 "전등이 어두워 보여도 조명 조도 기준에는 맞다"며 "지하도가 오래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더 어둡게 보이는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CCTV 설치와 관련, 시 총무과 허재봉 담당관은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CCTV 설치를 원하는 사람은 많다"며 "이 때문에 경찰과 협의해 범죄 발생 다발 지역 순위를 우선으로 CCTV를 설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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