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백일장이구나! 너무 재미있어요!"
 
김해문인협회(회장 양민주) 회원들이 지난 13일 상동면 용산초등학교(교장 전덕필)를 방문해 '2014 상반기 찾아가는 백일장'을 열었다. 찾아가는 백일장은 김해문협 회원들이 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생들에게 시 쓰기와 산문 쓰기를 강의한 뒤, 교실에서 백일장을 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어떤 이야기를 글로 쓸까?" 지난 13일 용산초등학교에서 김해문인협회가 주최하는 '찾아가는 백일장'이 열렸다.
지난 13일 양민주 회장 등 13명 참가
운동장·친구·하늘·가족 글감으로 소통
 
이날 백일장에는 양민주 김해문협회장과 이병관, 김용웅, 장정희 등 13명의 회원이 참가했다. 1학년 교실은 권정숙·윤주희, 2학년은 김용권·구애순, 3학년은 하성자·손영순, 4학년은 이애순, 5학년은 변정원, 6학년은 송인필 회원이 맡아 글쓰기 강의와 백일장을 진행했다. 저학년 학생들은 '운동장'과 '친구'라는 글감으로, 고학년은 '하늘'과 '가족'을 글감으로 받았다.
 
제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 해도 기특해 보이는 1학년들은 문인들의 지도를 받아 두 세줄 씩 글을 썼다. 2학년, 3학년 아이들도 글을 썼다가 지우개로 지우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열심히 생각하는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2학년을 지도한 구애순 회원은 "동시와 동요에 대해 설명할 때 '산토끼'와 '개나리'를 예로 들었는데,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쳐다보더라. 원석을 발견한 마음이었다. 나도 어렸을 때 문인들에게 이런 수업을 받았더라면 하는 생각에 아이들이 부러웠다"고 털어놓았다.
 
4학년 이룸이 학생은 '가족'이라는 글감을 택했다. "하늘보다 가족이 나에게 훨씬 중요하다"는 이룸이는 "이번 백일장에서 내 마음을 터놓고 글을 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5학년 교실에서는 변정원 회원이 시적 발상에 대한 수업을 먼저 했다. "지난 봄에 벚꽃에 대한 동시를 썼는데, 하늘의 햇님이 벚꽃을 달달 볶아서 툭 하고 팝콘이 터졌다고 썼다"는 이야기에 학생들은 "우와, 멋있어요!"라며 감탄사를 내지르기도 했다. 5학년 최지훈 학생은 '가족'이라는 글감을 선택했다. 지훈이가 쓴 글의 첫 대목은 "나는 엄마가 두 명이다"로 시작됐다. 기자가 깜짝 놀라 다시 읽어보니 지훈이가 잘못했을 때 화난 엄마, 그리고 웃는 엄마 이렇게 엄마의 두 가지 모습을 묘사한 대목이었다. 첫 대목에서부터 독자의 마음을 확 잡아채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제가 엄마에게 잘못한 게 많아서 죄송해서 이 글을 썼어요." 의젓한 지훈이의 마음이 글에 잘 나타나 있었다.
 
6학년 교실에서는 송인필 회원의 열강이 이루어졌다. '거꾸로 생각하기' '낯설게 하기' 등 글쓰기의 구체적 방법들이 강의되는 동안 아이들의 눈빛도 반짝거렸다.
 
전 학년 교실을 돌면서 사진을 찍으며 수업 보조 활동을 한 장정희 회원은 "찾아가는 백일장에는 처음 참석했는데, 아이들이 집중하는 모습이 너무 기특했다"며 "슬쩍 아이들의 글을 봤는데, 기발한 발상들이 놀라웠다"고 감탄했다.
 
전 상동면장 출신이라 용산초등학교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이병관 회원은 "글쓰기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준다. 꿈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엄청난 차이다. 꿈은 아이를 성장하게 하고 행복으로 이끌어 준다"며 "김해문협의 찾아가는 백일장은 김해 어린이들의 꿈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백일장에서 저학년부에서는 이도현(2학년·운동장) 학생이 운문부 장원, 정영혜(3·운동장) 학생이 산문부 장원에 선정됐다. 고학년부에서는 윤재현(4·가족-변신쟁이) 학생이 운문부 장원을, 최지훈(5·가족) 학생이 산문부 장원에 선정됐다. 김해문협은 백일장 당선작 수상작품집 제작에 들어갔다. 수상작품집은 상장과 함께 방학 전에 용산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전달될 계획이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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