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책읽는사회문화재단 주최
지난 13일 전국 44개 고교팀 참가
올 주제는 '왜 역사를 말하는가?'

오는 8월에 열리는 제6회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를 앞두고 지도교사 워크숍이 열렸다. 김해시와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은 지난 13일 오후 2시 김해시청 소회의실에서 지도교사 워크숍을 개최했다.
 
김해지역 고교 4개팀을 비롯한 전국 44개 고교팀의 지도교사들이 워크숍에 참가해 대회 일정, 취지, 주제 및 도서 선정 배경, 비경쟁 토론 진행방식 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사무처장은 "이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비경쟁 방식의 독서토론"이라며 "이런 토론 방식을 선택한 것은 지식과 지혜는 열린 공간에서의 토론을 통해 공유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사무처장은 "이 대회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질문하는 힘, 다른 사람들의 발언을 경청하는 태도, 처음 보는 사람과도 함께 어울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열린 마음"이라며 "청소년들이 자신과 이웃을 되돌아보고 나눔과 배려를 통한 진정한 삶의 즐거움을 찾고, 독서문화를 확대시킬 수 있도록 대회 운영진들은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대회의 주제는 '우리는 왜 역사를 말하는가?'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영토분쟁, 과거사 문제, 역사교과서 논쟁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재정립해보고자 하는 의미이다. 강명관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는 '영웅서사시로서의 한국사를 넘어'라는 주제 강의를 통해 "한국사 연구는 국가와 국민, 그리고 민족을 위한 역사학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 문제를 다루는 역사학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이효재 창원용호고 교사는 "논쟁과 설득의 과정과 질문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세워나가는 독서활동이 이루어진다"며 "대회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이 내면의 빙벽을 깨고 도전적인 자신감으로 튀어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회를 통해 학생들은 억압되고 소외된 독자가 아니라 저자의 벗이 되는 독자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에 참가하기 전, 청소년들은 저서에 대한 질문을 미리 보내고, 대회 운영진에서는 이를 3가지 주제영역으로 분류한다. 첫날 토론은 이 질문들에 대해 저자들이 답변 강의를 하고, 청소년들은 강의를 듣고 난 뒤 다시 대표질문을 생성한다. 그 질문에 대해 저자들은 답변을 내놓고, 개별 질의응답 시간이 다시 이어진다. 그런 과정을 거쳐 4권의 주제 도서에 대한 각각 5개의 질문이 최종 도출된다. 각 토론을 이끌어갈 방장도 정한다. 둘째 날은 전날 도출된 총 20개의 토론방이 만들어지고, 청소년들은 관심 가는 토론방 4개를 찾아다니며 자유토론을 한다. 책을 읽고, 저자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듣고, 다시 질문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계속 거치는 것이다.
 
이 같은 비경쟁 방식은 참가한 청소년들에게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워크숍 때 배부된 지난해 활동보고서에는 대회에 참가했던 청소년들의 감상기가 수록돼 있다.
 
제주 신성여고 홍은선 학생은 "토론 경험은 많지만 이번처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처음 만난 많은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는 것이 매우 낯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의 질문, 토론 형식이 서로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에 대해 큰 역할을 했고, 나 또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 숙명여고 예주영 지도교사는 "학교에서 독서캠프 등 많은 독서행사를 하며 항상 부족함을 느꼈다. 앞으로 이런 비경쟁 진행방식을 도입하여 학생들과 부담없고 진솔하게, 또 진지하게 내면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김해의 좋은 씨앗이 전국으로 퍼져 올바른 독서문화 활성화에 밑바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 청소년 인문학읽기 전국대회의 토론방식은 강원도·전라북도·인천광역시 등에서도 도입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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