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에서 규칙적인 식습관을 지키기는 쉽지 않다. '정크푸드(쓰레기 음식)'라 불리는 패스트푸드의 유혹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현대인들의 식생활 환경은 자연스럽게 비만 환자의 증가라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 살이 많이 찐 사람을 보면 외모 면에서도 좋지 않지만, 건강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정상체중보다 20㎏ 이상 더 나가는 고도비만의 경우 암보다 무서운 병이 될 수 있다. 적극적인 체중 관리와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도비만과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알아보자.


■ 내가 고도비만이라고?
고도비만은 지방세포에 의해 만들어지는 단백질들이 포만 상태에서 헤어날 수 없는 메커니즘 아래 유지되는 상태를 일컫는다. 단순히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과체중 상태라기보다는 체내에 지방이 과잉축적된 상태다. 대개 키와 몸무게의 관계를 표준체중과 비교해 비만도를 간단하게 계산하는 방법이 이용되지만, 비만 판정 기준은 체내에 지방이 어느 정도 축적돼 있는지를 따지는 지방량 측정으로 해야 한다.

▲ 고도비만의 경우 다이어트나 운동만으로는 체중조절에 실패하기 쉬우므로 비만대사수술을 통한 치료가 보다 효과적이다. 고신대복음병원 의료진들이 고도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비만대사수술을 하고 있는 장면. 사진 제공=고신대복음병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위 조절 밴드법'
복강경 이용 회복 빠르고 합병증 적어
위 절제술·소장 연결 우회술도 효과적
갑상선·심혈관·호흡계 질환 검사 필수
 
체질량 지수는 ㎏으로 환산한 몸무게를 m단위로 환산한 키를 제곱한 값으로 나눈다. 18.5~22.9까지를 정상체중으로 본다. 23이상부터는 지수가 높아질수록 비만도가 높아지며 40이상은 심한 고도비만에 속한다.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뜨린다. 또 자기관리가 부족한 사람으로 치부되는 등 부정적 평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고도비만이 심각한 질환들의 원인이 돼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합병증들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의료인들은 고도비만을 심각한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많은 비만환자들이 다이어트와 운동을 통해 체중 감량에 도전하지만 성공 확률은 그리 높지 않아 대부분 실패하고 만다. 고신대복음병원 위장관외과 윤기영 교수는 "비만은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 식욕감퇴제 등을 이용한 약물요법 등의 비수술적인 치료를 시도한다"며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비만수술로 알려진 비만대사수술이 보다 적극적인 치료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 고도비만을 수술로 치료?
고도비만 수술은 고도비만 및 관련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해 위의 크기를 제한하거나 위에서 소장으로 가는 우회로를 만드는 각종 수술법을 일컫는다. 이는 내과적인 방법으로는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고도비만 환자와 비만에 따르는 각종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적 방법이다.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 등 고도비만과 관련된 대사성 질환의 치료 효과가 뛰어나 비만수술이라는 용어보다 비만대사수술이라고 불린다. 일부에서는 체중 감량을 위한 미용 수술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고도비만과 관련해서 다양한 수술법들이 개발됐다. 이 중 위의 상부에 압력 조절이 가능한 밴드를 둘러서 음식물을 저장하는 위의 크기를 줄이는 '위 조절 밴드법'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수술이 복강경으로 이루어지므로 빠르고 간단하다. 위를 자르지 않기 때문에 다른 수술법보다 초기 합병증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병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수술 당일 퇴원할 수도 있다.
 
위의 세로축을 따라 소매 모양으로 위를 절제해 위 용적을 줄이고 섭취량을 제한하는 '위 소매 모양 절제술'도 있다. 위를 식도 부근에서 작게 남기고 잘라 소장과 연결하는 '루와이 위 우회술'도 있다. 이 방법은 음식물 섭취량과 흡수율을 제한하는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두 가지 수술법에는 약간 차이가 있다. 절제술의 경우 우회술보다 비교적 수술 시간이 짧고 간단하며 합병증도 적은 편이다. 그러나 체중 감량 효과는 우회술이 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수술 모두 며칠간 입원해 합병증 유무를 관찰해야 한다.
 
윤기영 교수는 "고도비만 수술 역시 다른 복부 수술과 마찬가지로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위험도는 담낭 수술보다 낮다. 특히 위 우회술에 비해 위 절제술이나 밴드술의 합병증 확률은 더 낮다"고 말했다.
 
고도비만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비만의 원인이 되는 갑상선 저하증 등 다른 내분비 질환이 있는지를 검사해야 한다. 심혈관계, 호흡계, 내분비 등 여러 계통의 검사 및 진찰을 받아야 한다. 정신과적으로 상담이 필요할 수도 있다. 우울증이나 섭식장애를 앓는 경우 수술 후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 후에는 위 크기가 작아지므로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섭취해야 한다. 체중은 일반적으로 수술 이후 6~9개월 이내에 표준체중을 초과하는 체중의 70% 가량이 빠진다. 이어 1년 6개월 정도까지 지속적으로 빠져 목표로 한 체중에 도달하게 된다.
 
고신대복음병원 비만클리닉 공은희 교수는 "중요한 것은 고도비만을 방치했을 때 건상상의 위험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라며 "미국에서 이뤄진 대규모 연구 결과 비만 수술은 전체적으로 사망률을 40% 감소시키며, 당뇨에 의한 사망률을 92%나 낮추는 것으로 나왔다. 수술을 고려하고 있는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전문의의 협진을 통한 상담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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