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혜 독자·삼계동
아이를 데리고 길을 걷다보면 아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일단정지 법규를 무시하고 무작정 내달리는 자동차들 때문이다. 나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를 둔 대부분 엄마들의 심정은 똑같을 것이다.
 
횡단보도는 글자 그대로 사람이 걸어다니는 '보도'다. 자동차들이 다닐 수 있도록 행인들이 길을 잠시 빌려준 데 불과하다. 따라서 자동차들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사람이 있든 없든 무조건 서야 한다. 그런데 많은 자동차들은 사람이 건너고 있어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내달리기 일쑤다.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에서도 마찬가지다. 우회전하는 차량들은 사람들이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어도 막무가내로 질주한다. 그나마 양심적인 사람들은 급정차를 하기도 한다.
 
아파트 내에 설치된 횡단보도에서는 무단 주·정차가 판을 친다. 횡단보도를 떡하니 가로막고 차가 세워져 있는 게 한두 군데가 아니다. 관리사무소에서 수시로 단속하지만 근절이 되지 않는다.
 
아파트 횡단보도에 차를 세워놓으면 어린이들은 시야가 가려 지나가는 차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따라서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휠체어나 쇼핑용 카트를 끌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횡단보도를 가로막은 차 때문에 제대로 길을 건너지도 못한다.
 
횡단보도에서 자동차들의 횡포가 극심하지만 경찰 등에서는 제대로 단속을 하지 않는다. 어디 횡단보도 뿐이랴. 교차로 꼬리물기 등도 단속한다고 대대적으로 떠들어놓고 제대로 손도 쓰지 않는 게 어디 한두 군데인가.
 
무조건 단속한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말로 해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결국 남는 방법은 법밖에 없다. 단속 스티커 한 장이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켜준다면 자동차 소유주들의 불평불만이 크더라도 제때 끊어야 하는 게 아닐까.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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