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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먹어봐" 윽박지르지 말고 "이렇게 먹으니 어때?"세살 버릇 여든까지 '편식'… 입맛 제대로 고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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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4.06.25 09:27
  • 호수 179
  • 9면
  • 박현주 기자(phj@gimhaenews.co.kr)

MBC-TV의 예능 프로그램 중에 '아빠 어디가'란 게 있다. 아빠와 아이들의 여행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내용 중 김치를 싫어하는 '후'가 김치를 좋아하는 '지아'의  눈치를 보면서 따라 먹는 장면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장면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편식하는 자녀 때문에 속상해 하는 엄마들은 '나도 저 방법 한번 써볼까!' 하고 무릎을 탁 쳤을지 모른다. 아닌 게 아니라 '또래친구와 함께 밥 먹기', '요리 직접 만들어보기'는 아이들의 편식을 고치는 좋은 방법이다.

편식은 음식물에 대한 기호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현상을 말한다. 좋아하는 음식만 골라먹고, 먹기 싫은 음식은 거부하는 것. 이럴 때 사랑하는 아이에게 골고루 음식을 먹여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 엄마들은 애가 타게 마련이다. "한 숟가락만 더 먹자!" "이것만 먹고 놀자" 하면서  애원을 하고 사정을 해도 도리질치는 아이를 보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애가 탄 나머지 "밥 먹고 나면 과자 줄게"라는 위험한 약속을 하기도 한다.

   
▲ 그래픽 = 박나래 skfoqkr@

미각교육서인 <우리 아이 편식이 달라졌어요>(전도근·조효연 지음, 교육과학사 펴냄)를 보면, 편식의 위험성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편식은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기 못해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이는 발육부진 등 건강에 안 좋은 결과로 나타난다. 또한 성격 형성에도 영향을 주어 자기중심적이거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영양상태가 안 좋으니 에너지가 부족하고,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뛰놀지 못 한다."

편식은 어릴 때 주로 발생한다. 유아·아동기의 식습관과 영양섭취는 평생의 식생활과 건강상태에 영향을 끼친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두고두고 쓸 두뇌의 발육, 신체기관의 발달이 이 시기에 기본을 갖추기 때문이다. 요컨대 유아·아동기는 평생 써야 할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간이다. 이 시기에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 잡지 않으면 건강과 사회생활에 좋지 않은 영향이 초래된다. 자라다 보면 다 고쳐질 것이라며 대책 없는 자신감을 가져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또한 약이나 영양제로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는 건 장기적으로 보아 전혀 바람직한 게 못 된다고 지적한다.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편식의 형태와 원인은 다양하다. '단맛만을 찾는 것'과 '채소를 싫어하는 것'은 가장 흔한 형태이자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나 편식의 원인을 알고 나면 아이가 음식을 가리는 데서 오는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다.

   
 
식품 골고루 섭취 못하면 영양 불균형 초래
발육부진·성격장애 등 부작용도 뒤따라
채소·과일 등 다양한 요리법 적용해 먹이고
칭찬 통해 음식에 대한 거부반응 없애줘야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심리학과 폴 로진 교수는 "아이들이 단맛을 좋아하는 것은 후천적인 학습이 아니라 조상들의 삶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폴 로진 교수의 주장을 담고 있는 책 <아이의 식생활>(EBS '아이의 밥상' 제작팀 지음)은 "단맛은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도 좋아하는 맛이다. 단맛은 칼로리이며 에너지원이다. 활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니, 단맛에 끌리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이유식을 시작할 때, 아기들은 단맛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아기가 맛있게 먹기를 바라는 젊은 엄마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기가 좋아하는 단맛 위주의 이유식을 만들기 쉽다. 이는 자라면서 단맛만을 좋아하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러니까 잘못된 이유식은 평생의 식습관에 많은 영향을 끼치므로 이유식에 간을 해서는 안 된다.


   
▲ 그래픽 = 박나래 skfoqkr@

아이들이 채소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쓴맛 때문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 이건 상식에 해당한다. 그러나 과일은 단맛이 나기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하지만, 채소는 그렇지 않다. 사실 아이들의 편식 고치기는 '채소 먹이기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계속 채소를 싫어하는 경향을 보인다. 2012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수록 채소를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도의 한 조사에 따르면 채소·과일류를 하루 에너지 권장 수준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전체의 6.7%에 불과했다. 이 같은 현상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처음부터 채소를 즐겨 먹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날것'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채소는 익혀도 쓴맛이 느껴지고, 꼭꼭 씹어 먹어야 하고, 질기다. 어른에 비해 아직은 여린 입과 혀를 가진 아이들이 채소를 좋아할 리가 없다.

그렇다면 요리법을 활용해 채소를 먹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 채소를 골라낼 수 없도록 잘게 다지거나 간 다음 아이가 좋아하는 다른 음식과 섞어 먹이면서 맛에 익숙해지도록 한 뒤 채소의 비율을 천천히 늘여나가야 한다.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먹이려면 최소한 그 재료를 사용한 요리를 50개 이상 만들 줄 알아야 편식습관을 고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착한 식생활 선도기업'인 ㈜휴롬에서는 아이가 채소를 잘 먹도록 하기 위한 방편으로 채소를 짜서 주스로 마실 것을 권하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과 맛이 강한 과일 주스에 채소를 함께 섞어 섭취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사과-샐러리, 파인애플-브로콜리, 청포도-케일, 오렌지-당근, 멜론-오이 등의 조합이 있다. 휴롬 관계자는 "아이가 주스를 맛있게 마시고 난 뒤 그 안에 채소가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너도 채소를 먹을 수 있다'고 칭찬해주면 아이가 채소를 낯설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낯선 음식에 대한 공포심 놀이처럼 먹다보면 해소
편식을 부르는 '네오포비아'

아이들이 채소를 싫어하는 이유는 네오포비아 때문이다. 네오포비아는 낯선 것에 대한 공포증을 말한다. 네오포비아는 만1~2세 때 생기고 만3~4세 때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네오포비아 지수가 가장 높은 음식이 바로 채소이다. 어린이집 등에서는 '당근을 먹을 때 아삭아삭 소리가 난다'는 식으로 놀이감화하기, 감자 캐기 체험 뒤 감자 삶아 먹어보기, 김치 담그기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바람직한 채소 네오포비아 교정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

도움말=㈜휴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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